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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개천용' 정우성은 이무기를 승천시킬 수 있을까 [리뷰에세이]





9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오는 정우성이 과연 ‘날아라 개천용’의 정체된 시청률을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게 만들 수 있을까.

마지막 상대와의 전면전을 앞두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극본 박상규 / 연출 곽정환)이 배수의 진을 쳤다. 15일 방송되는 17화부터 음주운전 논란으로 하차한 배성우의 역할을 정우성이 이어받는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이날 방송을 앞둔 ‘날아라 개천용’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정우성의 이 연기 스타일이 박삼수와 어떻게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에 있다. 배성우가 정우성이 된다는 단편적인 시각과는 분명 다르다. 캐릭터를 뒤집어쓰는 연기자와 하나하나 꼼꼼히 그려나가는 연기자의 선수교체라는 점에서 시청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우성의 드라마 출연은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방송된 JTBC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이후 9년 만이다. JTBC 개국 드라마인 만큼 시청률은 아쉬웠으나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함께 정우성이 살인 누명을 쓰고 16년 만에 출소한 양강칠의 감정을 잘 표현해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빠담빠담’ 제작발표회 라운드 인터뷰에서 정우성이 본인이 양강칠에 대해 세밀하게 분석했음을 장시간 꼼꼼하게 설명했던 기억이 있다. 억울한 과거사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은 인물과, 때로는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아도 결국 사는 것은 매일 새로운 기적을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까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열정적으로 작품을 설명하던 그 눈빛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있다.

정우성은 늘 ‘분석형’ 연기를 해왔다. 작품을 분석하고 캐릭터에 최대한 자신을 맞추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전형적인 잘생긴 배우의 틀을 벗기려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은 2003년작 영화 ‘똥개’로 대표되지만, 최근 작품들에서는 외모의 장점을 활용하되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변주’된 연기를 선보여 왔다.



반면 배성우는 마치 옷을 입듯 인물을 자신에게 맞추는 스타일의 연기를 해왔다. 연극에서 탄탄하게 다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어떤 역할을 하든 자신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 스타일이 작품에 잘 맞아떨어지면 tvN ‘라이브’처럼 배성우가 오양촌이고, 오양촌이 배성우처럼 느껴지는 결과를 냈다. 돌아보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영화 ‘베테랑’부터 ‘더 킹’, ‘꾼’, ‘안시성’, ‘내부자들’ 모두 완전히 다른 캐릭터지만 관객의 머릿속엔 배성우만 남는다.

이런 연기 스타일은 ‘날아라 개천용’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주변인들이 배삼수 기자는 ‘그냥 배성우 그 자체’라고 할 만큼 외형적 모습과 말투, 행동은 평소 그의 모습과 비슷하다. 여기에 ‘나쁜 놈들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기자를 하지만 그보다 관심 받고 싶은, 그런데 또 속마음은 따뜻한’이라는 매력을 붙이고 나면 오양촌처럼 배삼수는 배성우가 됐다.



두 배우의 외적 이미지와 지금껏 맡았던 캐릭터의 차이처럼 연기 스타일이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이 배삼수를 연기한다는 것은 분명 엄청난 도전이다. 잘 해야 본전치기라는 우려도 여러 곳에서 나온다. 하지만 또 이런 상황에서 역전 홈런을 날리는게 4번 타자의 몫이자 톱스타의 능력 아닌가.

정우성이 출연을 결정한 배경이 단순하게 같은 소속사 배우를 대신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는 평소 배우로서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성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왔고, 다큐 ‘그날, 바다’의 내레이션을 맡는 등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실제 사건들을 모티프로 엮어 사회의 가장 어둡고 베일에 싸인 권력층을 도려내는 이 작품의 목적과 메시지에 대한 공감이 바탕이 됐으리라 추측한다.

당장 경쟁작은 만만치 않다. TV CHOSUN은 13~14%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사랑의 콜센타’를, tvN은 지난주 첫 방송부터 8.2%를 기록한 ‘윤스테이’를 배치했다. ‘날아라 개천용’의 최근 시청률은 5.4%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정우성의 투입이 박삼수라는 인물을 마지막에 개천용이 되어 승천하게 만들지, 개천에서 노는 이무기로 만들지…. 클라이맥스를 향하는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은 17화가 방송되는 15일 오후 10시 승부구를 던진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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