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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지나도...따뜻했던 글의 기억

22일 박완서 10주기…추모 출판 잇따라

‘박완서 문학’ 지킴이 맞딸 호원숙 작가

엄마에 대한 기억 모은 에세이집 펴내

현대문학, 문지사 등은 특별판 출간

고(故) 박완서 작가 생전 모습./연합뉴스




“선생님이야말로 읽고 쓰는 사람들의 시작이며 나아갈 길이다.(작가 정세랑)”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 나는 이 질문 앞에서 늘 막막해지지만, 그녀의 소설을 떠올리면 조금 위안이 된다.(작가 강화길)”

“무섭도록 선득선득한 산 자의 감각이란 그 자체로 경이로울 수 밖에 없다(작가 김금희)”

오늘날 젊은 여성 작가들의 눈부신 약진 뒤에 ‘한국 문학의 어머니’ 박완서 작가가 큰 나무처럼 서 있음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오는 22일 박완서 타계 10주기를 앞두고 출판계에 박완서 일생과 작품을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뜨겁다. 박완서의 맏딸 호원숙 작가가 어머니를 추억하는 에세이를 냈고, 주요 출판사들은 박완서 명작 특별판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고(故) 박완서 작가의 맏딸 호원숙 작가./연합뉴스




세간에 알려졌다시피 호원숙은 박완서 생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어머니의 책상’을 살뜰히 챙겨온 ‘박완서 문학 세계’ 지킴이였다.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명작들의 행정적 문제를 맡아 왔을 뿐만 아니라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원고들을 어머니의 책상 서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호원숙에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은 책상 만이 아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은 부엌 곳곳에 냄새로 더 짙게 남아 있다. 호원숙이 10주기를 맞아 펴낸 에세이집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은 밥상 주변에서의 시간을 글로 옮겨 담은 것이다. 출간을 담당한 세미콜론의 김지향 에디터는 “오직 딸이라서 가능한 박완서 문학의 코멘터리”라며 “그 어느 문학 평론가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10주기 기념 개정판, 특별판 출간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문학은 ‘그 남자네 집’을 다시 냈다. 2004년 현대문학 창간 50주년 기념 소설이자 작가의 마지막 장편 소설이었다. 일흔을 훌쩍 넘겨 생의 끝자락을 향해 가던 시점에 쓴 작품으로, 당시 작가는 “힘들고 지난했던 시절을 견디게 해준 문학에 바치는 헌사”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웅진 지식하우스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와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1995)’를 다시 선보였다. 출간 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한국 소설을 대표하는 스테디 셀러들이다. 개정판에는 정이현, 김금희, 정세랑, 강화길 등 후배 작가들의 서평과 추천사가 실렸다.

문학과지성사가 펴낸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에는 ‘도둑맞은 가난(1975)’ ‘공항에서 만난 사람(1978)’‘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1991)’ 등 중단편 10편이 실렸다. 세계사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는 소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에세이 35편을 소개한다. 출판사 측은 작가의 에세이 660여 편 중 수록작을 고르는 데만 수 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문학동네는 1977년 첫 산문집 수록작부터 1990년대 작품까지 총망라한 ‘박완서 산문집 세트’를 만들었다. 총 9건으로 465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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