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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트위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국제부 곽윤아 기자

뉴욕타임스(NYT)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5년 6월부터 퇴임 직전까지 트위터에 남긴 비속어를 시기와 주제별로 정리했다. 6.1인치 화면의 스마트폰에서 스크롤을 79번 정도 내려야 리스트를 끝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방대하다.

이렇게 수많은 트윗을 남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8일 잠겼다. 그의 트윗이 ‘의회 난입’ 사건 같은 폭력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를 팔로우해야 했던 국제부 기자로서는 솔직히 속 시원한 뉴스였다. 한국 시각 오후 9시께부터 올라오는 그의 ‘폭풍 트윗’을 더는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적인 후련함과 별개로 트위터의 조치는 어딘가 찝찝함을 남긴다. 트위터가 문제 삼은 트윗 2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3 대선에서의 승리를 주장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친(親)트럼프 시위대가 대통령의 거짓 주장에 선동돼 그가 참석하지 않는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계정을 정지했다고 설명했다.

트위터의 행위는 한마디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로 요약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트윗이 이번이 처음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에 폭력적 언사가 올라온 뒤 2017년 8월에 버지니아 샬러츠빌 폭동이 일어났고 대선을 앞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극적인 트윗이 가득했던 지난해 10월에는 극우 단체 회원들이 미시간 주지사 납치 모의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트위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에 ‘경고 딱지’를 붙이거나 ‘숨김’ 처리를 하는 데 그쳤다. 공익적 측면에서 해당 트윗들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때와 지금 명확히 다른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는 권력’이라는 사실이다.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다는 이유로 면책 특권을 보장받는 트위터가 혹여나 권력의 심중에 들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감수해야 할 대가는 단 하루 만에 증발한 시가총액 3조 원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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