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추가 부양책의 원안 통과를 호소하기 위해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CNBC가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조 9,000억 달러(약 2,092조 원) 규모의 부양책을 관철하기 위해 속도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디스 위원장이 며칠 내로 민주·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원안 통과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제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디스 위원장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주 연속 90만 건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디스 위원장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인용하며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의회가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신속하게 행동해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구호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이르면 2월 첫째 주에 바이든 대통령의 추가 부양 패키지를 법안으로 올려 통과시키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원회별로 다음 주까지 법 조문화 작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양안이 하원에서 처리되더라도 실행되려면 상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원은 민주당이 확실하게 과반을 차지한 만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지만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석수를 모두 50석으로 동일하게 나눠 가져 가결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디스 위원장이 의원들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부양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원안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소속인 밋 롬니 상원의원은 전날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막 9,000억 달러가 넘는 프로그램을 통과시켰다”며 추가 부양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같은 당의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도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대통령이 1조 9,000억 달러를 또 제안했다”면서 “상당한 토론과 숙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상원의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인당 2,000달러의 직접 지원금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하원에서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예산 조정(budget reconciliation)’ 카드를 써 부양책의 일부를 단독 처리할 수도 있다. 이는 신속한 법안 처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의결정족수 과반의 찬성으로 세제와 지출 관련 정책을 통과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초당적 협력을 원하고 자칫 예산을 조정할 경우 공화당 중도층의 지지를 잃을 수 있어 민주당이 무리하면서까지 예산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직접 지원금 등 일부 항목이 협상 과정에서 감액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시 재무부 부대변인이었던 토니 플래토는 CNBC에 “2,000달러 직접 지원금에 대한 논쟁은 클 수밖에 없다”며 “협상 과정에서 금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