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기만 해도 공기 중 바이러스를 죽이는 페인트 신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내·외 방역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페인트 업계도 이에 발맞춰 기술 개발에 열 올린 결과다. 지난 연말부터 KCC(002380), 노루페인트(090350), 삼화페인트(000390) 등 페인트업체들은 연달아 항바이러스 페인트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돌입했다.
23일 노루페인트에 따르면 업계 최초로 직접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항바이러스 검증을 마친 '순&수 항바이러스 V-가드'가 오는 25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유사 바이러스로 사멸 효과를 검증했던 기존 항바이러스 페인트와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로 효과를 측정한 게 특징이다.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페인트에 닿으면 30분 내에 99.4%가 사멸한다는 게 노루페인트의 설명이다.
바이러스 전문검증기관인 KR바이오텍 질병제어연구소로부터 코로나19의 원인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멸 효과 시험과 검증을 모두 완료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소(KCL)에서는 항균, 항곰팡이 기능 및 효과에 대한 검증도 받았다.
앞서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항바이러스 페인트 '안심닥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지난 4일부터 판매 중이다. 공기 중 바이러스가 페인트와 접촉하고 30분 뒤부터 줄어들어 24시간 내 99.9%를 제거할 수 있다. 안심닥터는 벌써 CGV 강남, 인천광역시청 등 다중이용시설에 사용됐다. 원주시 청소년수련관이나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 식자재 제조업체 화미 등 위생과 방역에 민감한 건물에서도 시공된 바 있다.
KCC는 항바이러스 페인트 '숲으로바이오'를 지난달 29일 선보였다. 박테리오파지, 인풀루엔자A,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실험해 6시간 내 99% 이상 사멸 효과를 검증했다. 일본 Q-Tech, 전북대학교, FITI 시험연구원으로부터 항바이러스?항균?항곰팡이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특허 출원도 완료했으며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유해 중금속,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매우 적어 항바이러스 페인트 제품 중 최초로 환경부 공인 환경마크(환경표지인증)를 획득했다.
강남제비스코(000860)는 현재 항바이러스 페인트 개발을 마치고 성능 평가 중으로 빠른 시일 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항바이러스 기능이 기존 페인트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자들은 페인트에도 항바이러스 기능을 필수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면서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 경제성과 비교해 건축용은 물론 다양한 페인트에 항바이러스 기능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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