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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사찰 대신 각자 마음 속에 부처님 한 분 씩 모셔보길"

무형문화재 불복장 작법 계승자 경암스님 인터뷰

코로나19로 700년 전통 불복장도 멈춰서

후손들에게 전해줄 복장유물은 '타임캡슐'

불상에 백신·마스크 코로나19 기록 담을 것

대한불교조계종 경국사 주지 경암스님./사진제공=경국사






“코로나 여파로 종교 활동이 중단된 지 딱 1년이 됐습니다. 언택트 시대에 각자가 생활 공간 혹은 마음 속에 부처님을 한 분 씩 모셔보는 건 어떨까요. 꼭 사찰을 찾지 않더라도 우리 내면에 잠재된 불성(佛性)의 꽃을 활짝 피우면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서울 경국사 주지 경암스님은 코로나 시대 종교 활동의 의미를 묻자 이 같은 답을 내놓았다. 국내에 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 지난 1년은 고려시대부터 700년 이상 이어져 온 전통 불교 의식인 불복장(佛腹藏)이 처음으로 중단된 시기이기도 하다.

불복장은 불상을 모시기 전 불상 내부에 불교와 관련된 물목(物目)을 봉안해 예배의 대상으로서 상징성을 부여하는 전통 의식으로,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39호로 지정됐다. 국내의 불복장 작법 계승자 5명 중 한 명인 경암스님은 “불복장은 단순히 불상 안에 물건을 담는 것을 넘어 불상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를 지닌 한국 불교의 역사이자 유산”이라며

“지난해는 불교 역사에서 불복장이 중단된 첫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암스님은 그간 사찰에서 내밀하게 전승되어 오던 불복장 의식을 알리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전 세계에 불복장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시연회가 미국 프리어새클러미술관에서 열리기도 했다. 스님은 “불복장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타임캡슐이나 마찬가지다. 후손들에게 문화, 풍속 등 당시 시대상을 전해주려는 일종의 불교 차원의 기록물”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2월 미국 프리어새클러미술관에서 열린 불복장 시연회./사진제공=경국사


불상 안에 담는 복장물은 오랜 시간이 흘러 세상에 나오면서 값진 보물이 되기도 한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불상 대부분은 복장유물과 함께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스님은 정말 중요한 것은 불상에 들어가는 물건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스님은 “예를 들어 복장물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오곡은 불자가 보리심을 내기 위한 첫 걸음인 종자를 심다는 의미”라며 “중요한 것은 복장물을 시주하는 불자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암스님은 불복장이 재개되면 코로나19의 의미를 담은 복장물을 넣을 생각이다. “종교활동이 재개되면 올해는 불상 안에 꼭 코로나와 관련된 기록을 담을 계획입니다. 마스크가 좋을까요? 코로나 백신이 좋을까요? 200년, 300년 뒤에 후손들이 전염병을 슬기롭게 이겨낸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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