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제품을 쓰는 호주의 애덤 스콧(41)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선두권으로 솟구쳤다.
스콧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리 파인스GC에서 계속된 PGA 투어 파머슈 인슈어런스 오픈(총 상금 750만 달러)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8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9언더파 단독 선두 빅토르 호블란과 1타 차다. 2013년 마스터스 우승자인 스콧은 첫날 북코스(파72)에서 67타를 친 뒤 이날 어려운 남코스(파72)에서도 이글 1개, 버디 5개(보기 4개)로 선방해 순위를 14계단 끌어올렸다.
PGA 투어 통산 14승의 스콧은 국내 기업 ㈜두미나의 오토플렉스(AutoFLEX) 샤프트를 끼운 드라이버로 이 대회에 나서고 있다.
두미나는 경기 광주에 생산 시설을 갖춘 토종 샤프트 전문 업체다. 오토플렉스는 오토파워 샤프트로 마니아 층을 형성한 두미나가 지난해 개발해 선보인 새 모델이다. 기존 샤프트보다 가볍고 낭창거리는 느낌을 주지만 임팩트 순간에는 높은 경도를 발휘해 골프의 통념을 파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윙과 볼 스피드를 늘려주고 고탄도와 저스핀을 구현해 비거리 증대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지난해 4월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오토플렉스는 우연한 계기로 세계 골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사이트인 골프WRX에 처음 소개됐고 이를 접한 캐나다의 유명 클럽 피팅 업체 TXG(Tour Experience Golf)가 네 차례나 유튜브에 분석 동영상을 올려 ‘혁신적인 제품’이라 평가하면서 각국으로 소문이 퍼졌다.
이번에 ‘러브콜’을 먼저 보낸 것도 스콧 측이었다. 타이틀리스트 클럽을 쓰는 스콧은 지난해 11월 열린 마스터스에 앞서 두미나 본사로 주문을 했고 개당 800 달러(약 90만 원)짜리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직접 구매해 연습을 시작했다. 스콧의 샤프트는 ‘SF505xx’ 모델로 무게는 57g이다. 스윙스피드가 빠른 투어 선수들이 사용하는 샤프트는 보통 70g대 이상이다.
첫날 북코스에서 6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던 최경주는 이튿날 남코스에서 4타를 잃어 합계 2언더파를 기록했다. 선두권과 조금 멀어졌지만 공동 40위로 무난하게 컷 통과에 성공했다. 지난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자 김시우는 남코스에서 4타를 잃어 이븐파 공동 80위(노승열)로 컷 탈락했다. 3라운드 진출에 1타가 모자랐다. 임성재와 안병훈은 1언더파 공동 54위에 올라 턱걸이로 3라운드에 진출했다.
세계 랭킹 2위 욘 람(스페인)은 8언더파 공동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5언더파 공동 14위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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