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사진)의 중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노엔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가 캐이캡정에 대한 허가 심사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중국 현지 파트너인 중국 제약사 뤄신이 지난 해 4월 임상 3상 시험을 마친 후 역류성식도염 신약으로 허가를 신청한 지 7개월 여 만이다. 케이캡정은 국내 기업인 이노엔이 개발한 서른번째 토종 신약이다. 이노엔은 지난 2015년 뤄신과 9,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뤄신은 케이캡정에 대해 중국 의약품 분류 중 ‘중국 또는 해외시장에 등재되지 않은 혁신신약(분류1)’으로 허가 심사를 신청했다. 분류1 신약으로 허가를 받으면 일정 기간 복제약의 시장 진입을 방어할 수 있는 자료 독점권이 주어진다. 자료 독점권은 의약품의 유효성, 안전성 등을 검증한 임상시험 자료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다. 독점 기간이 끝나면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허가 받을 때 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회사에게는 중요한 권리다. 케이캡정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분류1 허가를 받게 되면이노엔은 자료 독점권을 얻게 돼 허가 후 6년간 중국 내에서는 동일 성분의 복제약이 나올 수 없게 된다. 뤄신은 허가 심사 등 현지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에 중국에 케이캡정을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의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다. 케이캡정은 현재까지 중국 외에도 기술수출 혹은 완제품 형태로 24개국에 진출했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서도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케이캡정은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해 국내 원외처방데이터 기준 연간 9,000억 원 규모의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케이캡정은 725억 원의 실적을 달성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출시 이후 1년 0개월 만에 처방액 989억 원을 기록해 조만간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케이캡정의 사용범위를 더 확대하기 위한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코카시안(백인)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며 글로벌 임상시험에 대한 근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