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스톱 사태가 촉발한 국내 주식시장의 공매도 반대 운동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공매도 반대 운동의 표적으로 지목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외에도 공매도 비중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주주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은 온라인 종목 토론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에 맞서 주식을 매수하는 이른바 '두인스탑'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공매도 비중이 큰데 주가는 최근 거래일 기준 8,000원대로 저렴해 주주들이 뭉치면 충분히 '한국판 게임스톱'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신 통계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5.04%로 코스피 2위다. 공매도 잔고 금액은 약 909억원, 잔고 수량은 1087만2849주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에 앞서 인적분할로 인한 주주명부 폐쇄 이전에 공매도 상환이 이뤄져야 하므로 '두인스탑'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주들은 말한다.
주주들은 9주, 99주, 999주 단위로 두산인프라코어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두인스탑' 운동에 동참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호가창을 보면 9주, 99주, 999주 단위로 체결되는 매수가 상당했다.
지난 1일 '반공매도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에이치엘비와 함께 두산인프라코어도 주가가 7.48% 급등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이날에도 전 거래일 대비 0.68%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스톱과 동일한 전략을 한국 주식시장에 반영하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됐다"며 "개인 투자자를 둘러싼 풍부한 증시 주변자금을 고려했을 때 향후 주식 매수 운동의 잠재력은 크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공매도 제한이 1년 가까이 지속해 '숏스퀴즈'(공매도 잔고가 많은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폭등하는 현상)를 유발할 투기적 공매도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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