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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코로나 백신 상자…수송훈련서 돌발상황

범부처 모의훈련 실시…수송 트럭 앞뒤로 경찰·군용차량 '철통경호'

화이자 백신 영하 60~90도 유지 필수…"훈련에 쓴 상자 실제와 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백신 샘플을 초저온 냉동고로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정부가 시행한 백신 유통 훈련에서 이동형 상자에 들어있는 백신 상자가 얼어붙어 꿈쩍도 하지 않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정부는 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 유통을 위한 훈련을 시행했다. 이날 공개된 모의훈련은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수만명분이 국내로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진행됐다. 실제 공급 상황을 가정하고 백신 수송·보관·유통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수송 시간 지연, 냉장중단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훈련은 백신 모형을 사용해 시행됐으며 과정은 크게 △공항 내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 총 4단계로 구성됐다. 이날 돌발상황은 마지막 과정인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에서 발생했다. 경기 평택시 소재 물류센터에서 1t 트럭에 실려 온 백신 모형은 이날 오후 2시께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로 수송됐다. 오후 1시부터 경찰이 접종센터 앞을 지켰고 1시간 뒤에 들어온 백신 수송차량 앞뒤로는 순찰차,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 차량 등이 늘어섰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을 위한 부처합동 모의훈련이 실시된 3일 오후 백신 수송 훈련 차량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백신 수송차량이 접종센터 앞에 멈추고, 한 사람이 차량 화물칸에서 가로·세로·높이가 각 60㎝ 정도로 보이는 검은 상자를 들고 내렸다. 상자를 든 사람은 체온을 측정한 뒤 센터로 들어가 책상 위에 백신이 들어있는 검은 상자를 올렸다. 센터 의료진이 이 상자를 개봉했고, 상자 속 온도계에 표시된 수치는 '영하 75도'였다. 여기까지는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백신 보관 관련 서류 작성을 마친 의료진이 상자 속에서 백신이 들어있는 상자를 올리려고 하자 상자가 얼어붙어 꿈쩍도 하지 않았다. 화이자 백신 유통 온도인 영하 60도∼영하 90도를 유지하기 위해 넣은 드라이아이스 때문에 이동형 상자 내부에 종이상자가 붙어버린 것이다. 긴 자를 가지고 상자 주변부를 떼 냈으나 움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훈련 현장에 나와 있던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실제로는 창고에서 꺼내서 드라이아이스를 넣은 뒤 바로 와야 하는데, 미리 만들어 둬 얼어붙은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잠시 취재진을 센터 밖으로 내보냈다.



5분 뒤 취재진이 센터에 재입장했을 때는 종이상자가 나와 있었다. 의료진은 이 안에서 가로·세로가 각 25㎝, 높이가 3㎝ 정도로 보이는 흰색 상자 두 개를 꺼내서 초저온 냉동고에 넣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 흰색 상자는 화이자의 백신 상자와 비슷하게 만든 것으로, 실제 상자에는 5㎖짜리 백신이 195개 들어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백신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의훈련에 쓴) 상자는 실제와 다르다"면서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실제에서는 차질이 없게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3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백신 운송과 돌발상황 등에 대비한 모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모의훈련은 공항에 백신이 도착하는 상황에서부터 단계를 밟아 갔다. 백신이 공항에 도착한 후 수입자와 관세청이 인수와 통관 업무를 진행했고 유통업체가 해당 백신을 영하 60∼영하 90도를 유지할 수 있는 5t짜리 수송차량에 실었다. 이 단계에는 1시간 30분가량 소요됐다.

이어 정오께는 인천공항에서 경기 평택시 소재의 물류센터로 백신 모형 수송을 시작했다. 백신 수송차량과 예비냉장차 앞에는 경찰 사이드카 2대와 순찰차 2대가, 뒤로는 군사경찰 및 경찰특공대 차량 1대와 순찰차 1대, 경찰 사이드카 2대, 경찰 기동대 버스 1대가 뒤따랐다. 말 그대로 이중삼중의 '철통경호'가 펼쳐졌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등은 주로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 시위대 습격 등 우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송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유통업체가 영하 60∼영하 90도를 유지하면서 백신을 수송하는 동안 질병관리청은 수송 현황을 모니터링했고, 국방부와 경찰청은 수송 차량이 달리도록 동선을 확보하면서 비상상황에 대비했다. 수송차량이 물류센터에 도착한 뒤에는 유통업체가 물류센터로 백신을 옮기고 접종센터 배분 단위로 소분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이때도 국방부와 경찰청이 방호와 경비를 맡았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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