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사태로 순직한 경찰의 가족과 다친 경찰 3명이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 귀빈으로 참석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볼에 의회경찰 브라이언 시크닉 경관 유족과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 소속 마이크 파노네, 대니얼 호지스, 릴라 모리스 경관이 귀빈으로 초대됐다. 초대자는 의회경찰 국장을 지낸 NFL 최고경비책임자 캐시 L. 러니어였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트위터에 "슈퍼 영웅들의 명예를 높여준 NFL에 감사한다"고 남겼고 경찰노동조합도 사의를 표했다.
순직한 시크닉 경관은 의회 난입사태 진압에 나섰다가 중상을 입고 치료받던 중 지난달 7일 유명을 달리했다. 이달 4일 의사당에서 열린 시크닉 경관 추모식엔 의회와 군 지도부가 모두 참석해 그를 기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영부인 질 여사와 추모식 전날 그가 안치된 의사당 로툰다홀을 예고 없이 방문해 추모했다.
워싱턴DC 경찰관 3명은 난입사태 진압과정에서 부상했다. 파오네 경관은 추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일부 난동꾼이 "저자의 총으로 저자를 죽여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총을 빼앗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전방위로 폭행당했다"면서 "(살기 위해선) 인정에 호소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난입사태 때 최소 140명의 경관이 부상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슈퍼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치러졌다. NFL은 '거리두기'를 위해 슈퍼볼 경기장 입장객을 수용가능인원 7만 5,000명의 30% 수준인 2만 2,000명으로 제한했고 이 가운데 7,500명은 백신을 이미 맞은 의료종사자로 채웠다. 탬파시는 슈퍼볼을 앞두고 도시 전체에 '마스크 의무착용'을 명령했다. 다만 '슈퍼전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워싱턴대 생물학과 칼 베리스트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기간 2만 5,000명 가까운 사람이 모여 환호하고 소리 지르면 전파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슈퍼볼에선 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완파하고 첫 우승 후 18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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