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대용량 서버를 설치하고 600만편 넘는 영화·드라마 등 저작물을 공유한 헤비업로더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기소된 이들 가운데는 현직 교사도 포함됐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이춘 부장검사)는 9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A(46·회사원), B(41·교사)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저작물 4만 8,866편(용량 21TB)을, B씨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저작물 1만 6,027편(용량 28TB)을 각각 다른 회원들에게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IRC(Internet Relay Chat 국제적 채팅 서비스)를 통해 접촉한 이들에게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했다. 이어 서버에 접속해 저작물을 올린 회원에게 그에 걸맞은 점수를 주고, 더 많은 용량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A씨 등은 IP 주소를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유동 IP를 써서 수사기관 추적을 따돌려 왔으나, 이번 검찰 수사로 덜미가 잡혔다.
검찰은 지난해 6월 미국 법무부로부터 A씨와 B씨에 대한 형사사법 공조 요청서를 전달받았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 연방 검찰청은 2016년부터 영화·드라마 등 저작물 파일을 빼돌려 해킹의 일종인 크래킹 등 수법으로 저작권 보호조치를 무력화한 뒤 이를 배포하는 저작물 유포 조직에 대해 수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 18개국 70개소에 대용량 서버가 설치됐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각국에 공조를 요청했다. 70개소 중 2곳은 A씨와 B씨의 주거지였으며, 나머지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 분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검은 지난해 8월 25일 각국 수사당국과 이들 대용량 서버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에 나서 A씨와 B의 주거지에서 총 133만여 개의 저작물 파일을 압수, 포렌식 및 분석에 들어갔다. A씨 등이 유포한 저작물에 '어벤져스', '저스티스 리그', '조커' 등 해외 흥행 영화는 물론 국내 영화와 드라마, 음악, 방송콘텐츠, 성인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성 착취물 등 성범죄 영상물은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A씨 등의 계좌를 확인한 결과 이 사건으로 얻은 이익은 확인된 바 없다"며 "다만 이들은 대용량 서버를 갖추고 손쉽게 최신 저작물을 획득·유통하면서 범행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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