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월 보궐 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시장 선거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판단 아래 가덕도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동남권 신경제엔진 추진전략 토론회에서 “이달 안에 특별법을 제정하면 가덕도 신공항은 기정사실이 된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이날 직접 부산을 찾아 원내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3주간 세차례나 부산을 방문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정부 9년간 동남권 관문사업을 갈팡질팡하며 부산시민의 꿈과 미래를 방해했다. 이를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비판하면서 “2월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책임 있게 처리하겠다”고 못박았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지역 민심을 고려해 가덕도 특별법 처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이날 개최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공청회에서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둔 일부 의원들이 절차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당론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다만 정치권의 이 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는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어 국회 통과 과정에서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는 국민의힘의 요구에 “(총리실) 검증위 보고서에 대해 법제처 해석을 요청해둔 상태이고 그 결과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검증위에서 의견을 냈고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토부의 방침이 공개된 이후 지역 민심이 급속하게 악화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특히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토부가 ‘사전타당성 조사’ 필요성을 언급해 지역 민심이 술렁인 것과 관련해 “법에 근거해 집행해야 하는 공직자의 원론적 발언이다.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면 국토부도 가덕신공항 건설에 속도감 있게 나설 것”이라며 “사전타당성 조사는 최대한 단축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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