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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발주·납품 26~38주 소요…車 생산 못할수도"

◆국내차업계 '반도체 품귀' 非常

생산 차질땐 일자리 등 직격탄

각국 정부 공급난 해결에 잰걸음

"국내 수급 생태계 조성도 시급"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북미 지역 3개 공장의 감산 조치를 다음달 중순까지 연장한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려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최소 올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대만에 공급 확대를 요청해 물량을 확보하고 국내 반도체 수급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등 북미 지역 3개 공장에서 최소한 다음달 중순까지 감산을 이어가기로 했다. 감산 연장의 영향을 받는 차량은 쉐보레 말리부, 캐딜락 XT4, 쉐보레 이쿼녹스, GMC 터레인 등이다. GM은 미국 미주리주 웬츠빌과 멕시코 라모스아리스페 공장의 가동률도 낮춘 상태다. 데이비드 바나스 GM 대변인은 “반도체 공급 부족은 전체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현안”이라고 했다.

포드도 아직 조립을 끝내지 못한 차량 일부를 그냥 세워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드는 올 1분기 차량 생산이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혼다와 닛산은 올 회계연도 차량 판매가 25만 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고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윈저 공장 가동을 이달 말까지 중단했다.

폭스바겐도 올 1분기 중국 5만 대를 비롯해 총 10만 대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우디는 1만여 명이 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도 중국·미국·일본 공장 생산량을 일시 조정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은 올해 1분기에만 67만 대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자동차 대국인 중국만 놓고 봐도 폭스바겐·혼다 등 외국계 기업 위주로 5∼14일간 공장 가동이 중단돼 총 생산 대수의 1%인 25만 대의 차질이 예상된다. 생산 차질은 이미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의 1월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했고 특히 재고량이 20.2% 줄었다.

자동차 생산 차질은 경기회복 및 일자리와 직결되는 만큼 각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국 정부와 프랑스 정부는 자동차 및 반도체 업체들과 만나 공급난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우리 자동차 업계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국 GM은 8일부터 부평2공장 가동률을 절반으로 축소했다. 협력사들이 2개월 치 재고를 확보해놓은 현대차·기아도 반도체 수급 불안 장기화 시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수급 불안의 진원지는 대만이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생산하는 차량 전력 제어용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의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게 생산 차질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TSMC는 글로벌 MCU 공급의 70%를 차지한다.

문제는 MCU 공급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수익성이 낮은 반면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요구하고 결함 발생과 안전사고 시 리콜 등의 추가적인 부담까지 져야 해 신규 업체 진입이 쉽지 않다. 다른 파운드리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으려 해도 반도체 재설계, 시제품 안정성 확인 등에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된다.

자동차협회는 “MCU를 발주해 납품받기까지 26∼38주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3분기까지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회는 “반도체 품귀 해소를 위해서는 미국과 독일·일본처럼 우리도 우선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급 불안정 장기화에 대비해 삼성전자·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를 통한 대체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와 파운드리, 자동차 업계 간에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해외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만기 자동차협회장은 “차량용 반도체는 국내 파운드리 업체의 주력 생산 품목이 아닌 만큼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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