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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파문 속 또 다른 선수에 '학폭' 피해 주장 폭로 "TV서 세상 착한 척"

여자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 선수/연합뉴스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선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 자매 사태와 관련, 흥국생명이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고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이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한 가운데 또 다른 여자배구 선수에게 과거 폭력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프로여자배구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지금 TV에서 세상 착한 척하는 그 사람을 보면, 참 세상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자기는 관련 없는 척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는 걸 보며, 이 글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길 바란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는데 중학교 때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선배들로부터 매일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중학교 1학년 때 집합을 서는데 내가 발음이 안 된다고 동기·선배를 (땅에) 박게 하고 내겐 '가나다라'를 외우라고 했다"면서 "(내가) 울면 바가지를 가져와서 눈물을 다 받으라고, 바가지에 다 채울 때까지 다 '머리박아'를 시키겠다며 눈물, 콧물, 침을 뱉어서라도, 오줌을 싸서라도 바가지를 채우라고. 그런 일이 거의 일상이 됐다"고 악몽같았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작성자는 또한 "어린 마음에 김에 있는 방부제를 먹기도 했고, 혼자 화장실에서 울면서 목을 조르는 일도 일상이 됐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작성자는 "한번은 어떤 선배가 공으로 얼굴을 때려서 코피가 났는데, 닦고 오라고 시킨 뒤 다시 머리를 박고 코트를 돌게 했다"면서 "그러고는 머리를 박은 상태로 코트 도는 걸 잘한다며 '잘 하는 걸 찾았다'고 하더라. 그런 무시를 당하면서도 부모님 실망시키기 싫어서 다 참았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작성자는 "매일 집합에, 욕 듣는 건 이제 아무렇지 않았지만 내 욕뿐 아니라 아빠 욕을 한 날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작성자는 더불어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서 "아직도 꿈에 지난 일들이 생생하게 나온다. 지금도 왜 내가 그런 무시를 당했고, (가해자는) 왜 나에게 그런 미움을 잔뜩 줬는지 모르겠다"고 썼다.

작성자는 그러면서 자신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에 나온 자신의 전문체육선수 이력을 함께 올렸다.

작성자는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경기 지역 소속으로 16세 이하 엘리트 체육 여자배구 선수로 등록됐고, 2009~2010년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했다.

한편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 자매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엄정 대응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는 등 두 선수를 둘러싼 파장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흥국생명은 15일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면서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은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흥국생명은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한편 두 선수를 둘러싼 '학폭' 논란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확산됐다.

글쓴이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을 글을 올려 현재 유명 여자배구 선수에게 10여 년 전 중학교 재학 당시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가해자가 SNS에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을 정말 힘들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걸 보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면서 "자신을 돌아보기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 글을 쓴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이어 "피해자는 총 4명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해자들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TV 프로그램에도 나온다.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특히 "가해자는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막거나 돈을 빼앗았고 흉기로 위협하거나 신체적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피해사례가 20가지가 넘는다"고 전해 네티즌의 공분이 이어졌다.

이재영·이다영 두 선수는 자신들을 둘러싼 과거 '학폭' 논란이 확산하자 같은 날 사실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적절한 시점에 피해자를 직접 만나서 사과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들의 소속팀인 흥국생명 구단 역시 "해당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반성을 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 선수 관리에 만전을 기해 우리 구단과 배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두 선수와 구단의 사과에도 철저한 진상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동의 인원 10만명을 넘겼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청원이 시작된 '여자배구 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 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2시40분 기준으로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흥국생명 구단과 한국배구연명(KOVO)가 학교폭력 관련 조사나 징계 없이 방치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학교 폭력이 사실이면 배구연맹이 해당 선수들을 영구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한 국가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하다"고도 적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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