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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제로'하려면…정부가 기업 유도하라[책꽂이]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빌 게이츠 지음, 김영사 펴냄

빌 게이츠./연합뉴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없앨 수 있는 기술, 정책, 시장 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향후 10년 동안 이 야심 찬 목표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 힘겨웠던 2020년을 보낸 우리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이 아닐까.”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난 10년 간 몰두한 주제는 바로 기후변화다. 빌&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으로 빈곤과 질병 퇴치 활동을 펼치며 맞닥뜨린 에너지 빈곤 문제가 기폭제가 됐다. 최근 전 세계에 동시 출간된 책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은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기후변화 연구에 매진해 온 그가 찾아낸,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한 해법을 담고 있다.

게이츠가 제시하는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달성이다. 우선 선진국이 혁신적인 기후 솔루션을 개발해 2050년 탈탄소화를 달성하고, 그 혁신을 전 세계에 저렴하게 공급해 전 지구가 대기권에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 제로 탄소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의무가 있지만, 그 에너지는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책은 제조, 전력 생산, 교통 및 운송을 비롯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5대 분야 별로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실현할 혁신이 가능한지 다루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이미 적용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소개하면서도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한다. 바닷물과 발전소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시멘트를 만들거나 석탄 대신 깨끗한 전기를 사용해 강철을 만드는 기술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혁신의 공급과 수요를 늘려야 하는데, 혁신 수요의 주체는 결국 정부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적절한 유인책으로 기업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는 논리다. 새로운 기술이나 장치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기후재앙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혁신이라고 그는 말한다.

게이츠는 환경과 성장을 대립 관계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경제를 구하면서도 기후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청정에너지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 성장과 제로 탄소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1만7,800원.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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