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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졸업식' 가보니…"학위가운 입고 '졸업샷'이라도 남겨야죠"

대면 행사 대신 온라인 축하 영상...졸업 사진도 개별적으로

졸업 사진은 사적모임 아니라지만...멀찍이서 찍는 '졸업샷'

2년 연속 비대면에 '졸업 대목'도 옛말...꽃다발 예약 '0'건

졸업생들이 지난 16일 서강대 내 ‘서강광장’에서 안전 거리를 유지한 채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다./주재현 기자




서강대 졸업생들이 지난 16일 교내 알바트로스 동상 앞에서 졸업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주재현 기자


“졸업식도 취소된 마당에 학위가운 입고 사진이라도 잘 남겨야죠. 세 번은 와서 찍으려고요.”

지난 16일 학위가운 배부를 시작한 서강대학교에는 눈 내리는 영하권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위가운을 빌려 졸업 사진을 찍는 학생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생명과학과 소속 김모 씨는 “학위수여식이 취소돼 아쉽지만 졸업 사진이라도 최대한 많이 남길 생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2년차에 접어들며 비대면 졸업식도 자리를 잡아 가는 모습이다. 대규모 인원이 모여 한날한시에 졸업 사진을 찍던 관행이 먼 옛날의 일이라는 듯 학생들은 익숙하게 빌린 학위가운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졸업샷’을 찍었다.

대학들은 대면 졸업식 행사를 개최하는 대신 축하 영상을 대학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있다. 졸업식 당일에만 빌려줬던 학위가운도 길게는 일주일 안팎으로 대여 기간이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졸업생들은 원하는 시간에 가운을 빌려 개별적으로 졸업사진을 찍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졸업식 취소로 헛헛해진 마음을 졸업사진 ‘인생샷’을 건져내며 달래고 있다.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과 권모 씨는 “졸업식이 없으니 그나마 분위기 낼만한 게 학위가운 빌려 사진 찍는 것 뿐”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대학들은 학위 가운 대여시간을 늘려 인원을 분산시켰지만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다중이용시설 입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서강대 공학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친 안모 씨는 “학교 전경이 다 나오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졸업사진을 많이들 찍는데 방역조치로 폐쇄돼 들어갈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연세대도 노천극장 출입을 금지한 상태다.

올해 동계졸업식이 수도권 내 사적모임 금지 조치 기간과 겹쳐 현장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17일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학교에서 함께 사진 찍는 행위를 규제 대상인 사적 모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지만 일부 졸업생들은 이같은 방침을 모르는 분위기였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모 씨는 중수본의 방침에 대해 “처음 듣는다”며 친구들을 한 번에 부르기 부담스러워 따로 따로 나눠 불렀다고 밝혔다. 신학과 임모 씨는 “졸업하는 한 친구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지킨다고 시간을 정해 친구들 2~3명씩 나눠 부르더라”며 “단체사진을 찍지 못해 친구가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비대면 졸업식에 익숙해지는 학생들과 달리 대학가 상인들은 지난해에 이은 비대면 졸업식이 야속하기만 하다. 졸업식 주간은 비수기인 방학 시즌 중 맞는 반짝 대목이지만 대학가 인근 꽃집이나 중식당에는 점심 시간이 지나자 좀처럼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서강대학교 근처 H 중식당을 운영하는 백모 씨는 “코로나 때문에 매출에 0이 하나 빠졌다”며 “졸업식날은 예약으로만 홀이 100% 차고 거기에 더해 줄도 길게 서는데 올해는 전화 한 통 없다”고 말했다. 신촌역 인근에서 A 꽃집을 운영하는 황모 씨도 “지난해는 그래도 졸업식이 취소됐지만 예약했던 꽃들은 가져갔는데 이번엔 다음 주가 졸업식인데도 꽃다발 예약이 0건”이라며 “학생들이 졸업을 비대면으로 하니 만나서 꽃다발 전해주는 문화도 사라진 듯하다”고 말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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