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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국채금리…증시의 4가지 고민] "단기적으론 증시 조정 요인...성장주보단 경기민감주"

경기회복 기대속 미국 10년물 1.6%까지 오를수도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 상승세 당분간 압박 불가피

지난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코스피 지수가 뜬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한국·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증권가에선 금리 상승이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이 유동성을 압박하고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지우면서 증시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금리 상승을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에 증권가에선 △최근 금리가 왜 오르고 있는지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금리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금리 상승기에 어떤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①금리는 왜 오르고 있나: 경기 회복 기대감과 국채 시장 불확실성 사이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한국 국채 10년물의 최종 호가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6bp(1bp=0.01%) 내린 연 1.920%를 나타냈다. 지난해 7월 저점 대비 0.639%포인트나 반등한 모습이다. 미국 금리 역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1.4% 수준에 육박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증권가에선 금리 상승 이유를 △기대 물가 상승률 △재정정책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나눠 해석하고 있다.

기본적으론 지난해 코로나19발 불경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면서 금리 상승 역시 나타나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의 중간 단계인 리플레이션에 진입했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해석했다.

그런데 일각에선 경기 회복보다도 기대 물가 상승률 왜곡과 대규모 재정 적자에 따른 국채 수급 부담이 끼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분석 결과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국제금융센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DKW 모형을 활용해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 요인을 분해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금리 상승에 끼친 영향이 36% 수준이고 국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상승분이 64%에 달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또한 최근의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 상승이 물가연동채(TIPS) 금리에 내재된 유동성 프리미엄 변동 때문에 다소 왜곡됐다는 해석도 내렸다.

최근의 금리 상승을 단순히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인했다고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결론은 상당히 놀랍다”며 “금리 상승이 전통적인 의미의 인플레이션, 즉 ‘경기 회복’을 상징하는 좋은 것으로만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②금리는 얼마나 오를까: “美 10년물 연 1.6%까지 오를 수 있어”


메리츠증권과 IBK투자증권 등은 미국 10년물 금리가 연 1.6% 수준까진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3~5월 코로나19발 물가 하락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물가 ‘기저효과’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각국 정부 재정확대 프로그램이 조만간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경기 부양책이, 우리나라의 경우 재난지원금 이슈가 거듭 금리 인상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물가의 기저효과가 더 강화되고 미국 내 재정 지출이 1~2월보다는 3월에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금리의 상승세는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 투자자들은 대외 금리 상승 부담과 국내 수급 불확실성으로 10년 이상 장기물 베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국채 금리 10년물 상단을 연 2.0% 내외까지 열어둔다”고 밝혔다.

③금리가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조정 요인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금리 상승이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주가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당겨와 반영한다는 점에서, 각 현금흐름의 할인율을 뜻하는 금리가 오르게 되면 각 기업의 적정 주가 수준까지 내려갈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이 유동성 흡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부담이다. 지난해 3월부터 증시를 견인해온 핵심 변수가 ‘유동성’이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상승은 통화 공급 등에 우려를 던지는 변수로 기능하다 보니 현 시점에서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증권가에선 미국 국채 금리 ‘연 1.5%’를 분기점으로 보는 모양새다. 박석중 연구원은 “1.5%는 올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전망치의 상단이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배당수익률과 일드 갭과의 변곡점이며, 마디 숫자로의 부담을 의미한다”며 “얼마 남지 않은 1.5% 금리 도달은 주식 시장에 단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④단기 투자 전략은: 성장주 변동성 확대, 경기민감주 등 고려해야


각 증권사들은 당분간 금리·물가·경기 회복이 함께 병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경기 민감주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성장주의 경우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당분간 경계 어린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레벨 부담으로 추가 모멘텀을 탐색 중인 가운데 정책과 경제 정상화 과정을 감안한 포트폴리오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XLF(금융), XLI(산업재), XLE(에너지 기업), XLY(자유 소비재) 등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를 그 예로 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TIP(물가채), BKLN(시니어론)처럼 금리·물가 상승 환경에서도 위험 헤지가 가능한 자산도 추천했다.

현재의 금리 상승 추이를 성장주 매수의 기회로 잡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정용택 리서치본부장은 “현재는 시클리컬(경기민감 자산) 쪽 포트폴리오에 유리한 구도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주 긴 안목을 가진 투자자라면 현재처럼 주가 조정폭이 클 때를 성장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현 경기 회복 국면에서도 선진국·성장주 부문의 이익 증가 기여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통 경기 회복기에 신흥국·경기민감주 부문의 이익 증가분이 더 크다고 여겨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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