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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올해 한국 콘텐츠 제작에 5,500억원 투자"…설 자리 잃어가는 토종 OTT

"韓, 亞지역서 성장에 가장 중요"

올해 드라마 등 12편 발표 계획

입지 좁아지는 토종OTT 초비상

"국내 제작사 하청기지化 우려

전략적 협력 등 자생력 키워야 "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의 김민영 총괄이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1년 콘텐츠 라인업 소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글로벌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올 한 해에만 한국 콘텐츠의 제작에 5억달러(약 5,54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에 처음 진출한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투자액이 7,7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다. 반면 이러한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투자에 토종 OTT 업체들의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동남아?오세아니아 지역 콘텐츠 총괄은 2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년 콘텐츠 라인업 소개 행사에서 “한국 서비스 5주년을 맞는 올해 5억 달러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해 전 세계에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올해 드라마 ‘고요의 바다’·‘D.P’·‘무브 투 헤븐’·‘지옥’·‘오징어 게임’·‘킹덤: 아신전’, 리얼리티 예능 ‘백스피릿’ 등 총 12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의 ‘넥스트’가 무엇일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스위트홈’은 공개 28일 만에 2,200만 가구가 보는 등 전 세계 사람들이 넷플릭스로 한국 콘텐츠를 본다”며 “올해도 스튜디오 2곳과 임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장르와 포맷을 불문하고 한국 이야기꾼들에게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투자를 늘린 데엔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총괄은 이날 행사 후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하다”며 “최고 의사결정 단위에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를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입자 수가 유의미하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한국 콘텐츠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넷플릭스의 대규모 국내 투자 소식에 다시 한 번 넘을 수 없는 벽을 실감한 국내 OTT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넷플릭스가 더욱 막강한 콘텐츠로 무장하면서 외국 OTT 서비스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방송사나 제작사가 외국 OTT 서비스 업체의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넷플릭스의 국내 투자 소식에 경쟁 자체가 무의미 해졌다는 반응이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공급자(PP) 입장에서 보면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OTT 입장에서는 국내 OTT 업체 매출의 몇 배가 넘는 자금을 투자하는 외국 OTT 업체의 행보는 엄청난 위기와 위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넷플릭스가 올해 국내에 투자 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국내 지상파 전체의 연간 프로그램 직접투자비용(1조841억원·2019년 기준)의 절반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시지프스’와 ‘빈센조’ 등 국내 PP가 제작한 대작 드라마가 최대 2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넷플릭스는 이러한 대작 드라마를 올 한해만 27개나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국내 OTT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투자로 국내 콘텐츠 제작은 활기를 띄겠지만 그로 인한 부가가치는 한국이 가져가지 못해 미디어 산업의 불균형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토종 OTT 살리기 위해 나서고 있고, ‘OTT 쿼터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 되고 있지만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 플러스와 HBO 등이 속속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 등 막강한 외산 OTT 서비스 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고 자생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OTT 업체 관계자는 “각사들이 독자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서 자본은 물론 가입자 등 규모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힘을 키워야 한다”며 “국내 업체들간의 전략적인 협력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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