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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법령 31개 무력화 '무소불위法'···경실련도 "매표 공항" 비판

■ 가덕도특별법 본회의 통과

재석 229명 중 찬성 181명…특정 지역 못박은 첫 특별법

법무부·국토부 등 우려에도 선거만 보고 일사천리 처리

선거때마다 지역 민심 자극 불보듯…'제2 새만금' 될수도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한 후 102일 만에 국회 본회의 문턱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보궐선거라는 특수한 정치적 상황에서 오로지 정치 논리만으로 대규모 국책 사업이 추진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산 지역 민심만을 겨냥한 여야의 공조로 인해 ‘가덕도’라는 특정 지역을 명시한 최초의 법안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이 도(섬·島)를 넘어서는 도(道) 단위라는 점에서 다르다. 또 법무부조차 국회 국토교통위 심사 과정에서 ‘적법 절차 및 평등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도 사업비가 28조 원 이상 소요될 수 있다며 사실상 사업의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거센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예비타당성이 면제된 국책 사업 규모만으로 이미 역대 정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 특별법 통과에 따라 예타 면제 사업 규모가 전체 125조 4,69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판세를 바꿀 히든 카드로 가덕도특별법을 추진해왔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 하루 전인 전날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를 보니 가슴이 뛴다’며 민주당의 가덕도특별법 추진에 힘을 실었다. 초대형 국책 사업이 4·7보궐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 및 지방선거로 인해 포퓰리즘 정책의 희생양으로 전락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재석 229인, 찬성 181인, 반대 33인, 기권 15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권욱 기자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은 재석 의원 229명 가운데 찬성 181명, 반대 33명, 기권15명으로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민주당과 부산·울산·경남(PK)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이석하거나 기권표를 행사한 가운데 정의당이 강하게 비판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표결 직전 반대 토론에 나서 “특별법은 국토부만 반대한 게 아니고 기재부 등 모든 관련 부처가 반대와 우려를 표명했다”며 “정부에서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라면 문 대통령은 선거에만 혈안이 돼 있는 여당 지도부에 신중한 입법을 주문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대통령은 가덕도까지 가서 장관들을 질책하고 입도선매식 입법을 압박하고 사전 선거운동의 논란을 자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앞으로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거센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국책 사업으로 못 박는다”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언급처럼 특별법의 지위는 무소불위 법안의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에 있던 관련 법령조차 모두 무력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법은 ‘건축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농지법’ ‘대기환경보전법’ 등 무려 31개 관련 법령을 일제히 무력화시키며 가덕도신공항에 힘을 싣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단체 역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진보 경제학자로 구성된 경실련은 이날 가덕도특별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입장문을 통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반대했다. 경제정의시민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가덕도특별법에 대해 “비전문가 정치인에 의한 특정 지역 신공항특별법은 망국 입법”이라며 “문재인 정부표 매표 공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책 사업 비용을 실상으로 볼 때 사업 기간 지연을 차치하더라도 소요 비용은 40조 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특별법이 이번 보궐선거뿐 아니라 내년 대선과 후년 지선까지 매년 선거 때마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갈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전북의 새만금 사업은 1987년 대선 공약으로 나온 뒤 30년가량 모든 선거에서 전북 지역 민심을 다잡기 위해 정치권에서 단골로 쓰인 선심성 공약이 됐다”며 “가덕도 역시 추진 과정에서 선거마다 여야 쟁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업비 28조 원은 부산역 앞 재개발 노후 주거 환경 해소, 열악한 도로 환경 개선 등 부산시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예산”이라며 “정치권이 선거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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