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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 위안부 증거 뒤집지 못해" 노벨상 경제학자 연이어 램지어 비판

밀그럼·로스, 램지어 논문 허점 잇달아 비판

폴 밀그럼 교수




앨빈 로스 교수


“게임이론 모델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매춘 계약을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합리화할 수 없습니다.”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2명이 일본군 위안부 모집을 정당화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폴 밀그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앨빈 로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성명을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램지어 교수의 역사적 해석이 정당한지 여부는 증거에 의해 판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성명에서 “단순한 게임이론 모델로 증거가 뒤집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두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부정론이 연상됐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밀그럼 교수는 경매시장의 특성과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연구하는 경매 이론으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경매와 인센티브 이론, 산업경제학, 경제사, 게임이론 등 경제학의 여러 분야에서 권위자로 인정받은 학자다.



로스 교수도 게임이론과 함께 시장 설계 분야의 연구로 지난 2012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앞서 게임이론의 한 분야인 ‘구조설계 이론’으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학계 인사를 대상으로 한 램지어 교수 비판 연판장에 서명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잇따라 램지어 교수에 대한 비판에 나섬에 따라 법경제학국제리뷰(IRLE)에 기고된 ‘태평양전쟁의 성 계약’ 논문의 논리적 허점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W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피넬로피 코우지아노 골드버그 예일대 경제학부 교수도 지난달 26일 성명을 통해 램지어의 논문이 아동 성매매를 옹호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2018∼2020년 WB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다.

법학을 전공한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위안부 문제를 ‘매춘 업자’와 ‘예비 매춘부’ 간 계약 행위로 해석하며 이를 게임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전쟁터에서의 매춘이라는 직업의 위험성이나 명예 손상 가능성 등을 고려해 여성들이 대규모의 선급금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성사된 합리적 계약이었다는 것이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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