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버디버디·포트리스·디아블로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인기를 끈 IT서비스와 게임이다. 이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당시 청소년기를 보냈던 사람들이 주력 소비층인 30~40대로 성장하면서 불고 있는 ‘뉴트로 열풍’이 IT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112040)는 지난 2012년 서비스를 종료했던 메신저 서비스 ‘버디버디’ 홈페이지를 최근 다시 열었다. 홈페이지에는 신발 모양 버디버디 아이콘과 함께 “버디버디가 다시 찾아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버디버디를 추억하는 30~40대는 큰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버디버디는 지난 2000년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이디에 특수문자 등을 제한하지 않고, 오디오만으로 진행하는 음악방송, 다양한 이모티콘 등을 제공해 1년 만에 회원 수 500만 명을 돌파했고 2008년에는 국내 메신저 점유율 1위(56.21%)에 올라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전환되고 다른 경쟁 메신저들이 등장하면서 지난 2012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국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불렸던 ‘싸이월드’도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싸이월드를 인수한 싸이월드Z는 오는 5월 중 모바일·PC로 싸이월드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다. ‘미니미’ 캐릭터는 증강현실(AR) 기반으로 재탄생시키고, 싸이월드 콘텐츠 구매에 사용하던 ‘도토리’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2000년대 초반 PC방 중흥기 ‘국민게임’이던 ‘포트리스2’와 ‘디아블로2’도 시대에 걸맞는 모습으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 포트리스2는 지난 1999년 출시해 국내 최초로 1,000만 가입자를 넘어섰던 인기게임이지만, 화려한 그래픽을 갖춘 게임들에 밀려 지난 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최근 첨단 그래픽으로 새롭게 꾸민 ‘포트리스V2’를 출시해 전자유통망(ESD)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 2000년 출시해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블리자드 열풍을 불러일으킨 디아블로2도 올해 내 리마스터 버전을 선보인다. 2D이던 원작을 3D로 변환하고, 4K 이상 초고해상도를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레트로(복고) 열풍은 구매력이 강한 30·40대의 추억을 노리는 경향이 있다”며 “단순한 화제성으로 그칠 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지는 새로운 버전들의 경쟁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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