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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 분리 선출…주총서 '개미' 힘 세지나

'의결권 3%로 제한' 룰과 맞물려

주총시즌 앞두고 대주주 입지 축소

전자투표로 소액주주 참여 쉬워져

개최시기 분산 '4월 주총' 첫 사례


오는 12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의 정기 주주총회의 막이 오른다. 올해도 주총 쏠림현상이 나타나며 23일부터 1주일간 하루 수백 곳의 상장사 주총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재계의 관심은 올해 처음 도입되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에 집중되고 있다. 개인 주식 투자 열풍으로 대거 늘어난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가 올해 주총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도 관건이다.





10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상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3월 주총부터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도입된다. 이는 1명의 감사위원을 기존 이사들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선임하는 제도다. 이전에는 대주주가 뽑은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했지만 앞으로는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를 갖도록 감사위원을 별도로 선임하게 한 것이다. 이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을 적용하면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일부 기업에서는 표 대결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나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의 ‘형제의 난’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등이 이 조항에 영향을 받는 기업들로 거론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분리선출제 도입으로 소수 주주들이 원하는 후보자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주 가치 제고 차원의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내용이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대폭 늘어난 소액 주주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이 많아지면서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인터넷 등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제도로 2010년 5월부터 시행됐지만 그동안 대기업들은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소액 주주 참여가 늘어날 경우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주총 참석이 어려워진 데다 개인투자자 증가로 주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전자투표는 물론, 주총 참석이 어려운 투자자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까지 여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17일 주총을 여는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215만여 명까지 늘어난 개인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도입했고 개인 주주들의 질문을 받는 게시판도 만들었다. 현대차와 LG 역시 그룹의 상장 계열사 전체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제주 본사에서 주총을 여는 카카오도 투자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결정했다.



투자자들의 성향이 적극적으로 바뀌며 올해 개인 주주들의 의결 참여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기업의 IR 담당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며 기업의 경영 활동이나 배당 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소액 주주들의 반발로 골프장 합병안을 철회한 사조산업의 사례처럼 주주들이 경영진을 감시하거나 주주 제안에 나서는 사례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상법이 개정되면서 4월에 주총을 여는 첫 사례도 나왔다. 주총 개최 시기 분산을 취지로 기준일 제도가 정비돼 12월 결산법인은 사업 연도 말이 아닌 사업 연도 이후로 배당·의결권 기준일을 설정할 수 있게 되면서 코스피 상장사 미창석유공업이 4월 9일 부산 본사 강당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기준일 변경 등을 위해서는 정관 개정이 필요하기에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이 3월 하순에 주총을 여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올해 주총 일정이 가장 많이 쏠린 ‘슈퍼 주총데이’는 26일로 이 날은 코스피·코스닥 기업 370여 곳이 동시에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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