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78)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한 국방장관의 이름을 깜빡한 듯한 모습을 보이자 기억력과 관련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치매에 걸렸다는 공세를 받아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언급하면서 정확한 이름을 부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폭스 뉴스는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방송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음, 전직 장군이었던 장관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And I want to thank the sec - the, the, ah former general)"면서 "(전직이었지만) 나는, 나는, 저기 (국방부) 그룹을 이끄는 남자를 계속해서 장군이라고 부른다(I keep calling him general, but my, my - the guy who runs that outfit over there)"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해 이렇게 표현했다는 것이 폭스 뉴스의 추정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사람 이름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새 정부의 보건복지부(HHS) 장관으로 하비에르 베세라(Xavier Becerra)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명하면서 '하비에르 바게리아'(Xavier Bacheria)라고 불렀다가 곧 정정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휴스턴에서 텍사스 연방하원의원인 실라 잭슨 리(Sheila Jackson Lee)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과정에서 '셜리(Shirley) 잭슨 리'라고 잘못 부르기도 했다.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상대였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이름을 도널드 험프(Donald Hump)라고 말했다가 마치 농담을 한 것처럼 슬쩍 넘어간 적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잦은 실언과 실수 등을 빌미로 당시 77세의 바이든 후보가 치매에 걸렸다며 공세를 펼쳤다. 그러면서 아이큐(IQ)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롱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유세 과정에서 인지 저하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아니오. 받은 적 없습니다. 내가 왜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라고 반문하는 등 양측은 설전을 벌였다.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을 제외하면 가장 나이가 많은 70세에 미국 대통령직에 오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름 등과 관련해 몇몇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9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행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이름을 '마이크 파운스'(Mike Pounce)로 발음했고, 같은 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마이크 볼턴'(Mike Bolton)이라고 부른 적도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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