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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철도가 이끄는 ‘그린뉴딜’의 길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




인류는 지난해부터 유례없는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2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250만 명을 넘어섰다. 확진자는 1억2,000만명에 육박한다.

코로나19가 역사적 재앙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탄소 시대를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마셜 버크 교수는 미세입자 감소로 중국에서 두 달 동안 7만 7,000명의 어린이와 노인 생명을 구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인도 펀자브주에서는 대기가 맑아지며 150㎞이상 떨어진 히말라야 산맥이 육안으로 보였다. 서울 잠실타워는 40㎞ 거리의 인천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영국 노섬벌랜드주 해안가에 둥지를 튼 ‘댕기바다오리’ 떼는 개체수 증가로 멸종위기종 명단에서 사라졌다.

코로나19의 역설을 경험한 세계는 기후 위기 대응과 저탄소 시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빌게이츠는 “2050년까지 기후재앙을 막지 못한다면 이로 인한 사망률은 코로나의 5배가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2050년까지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이 단계적으로 마련되는 가운데 독일의 모범적 사례가 눈에 띈다. 독일은 2020년 탄소 총배출량을 1990년 대비 42% 감축하며 목표치를 2% 초과 달성했다. 팬데믹의 여파에도 기후 정책을 마련하고 입법화한 독일 연방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독일에서 신재생 에너지 설비는 건물의 일부이다. 베를린 중앙역과 정부청사, 심지어 대통령궁과 같은 관공서 건물에도 태양 전지판이 지붕을 덮고 있다. 철길 주위 태양 전지판은 도시 외곽의 흔한 풍경이다. 유럽 최초의 ‘탄소중립 기차역’인 케르펜-호렘역은 태양광과 지열만으로 운영한다. 형광등부터 에스컬레이터까지 실내 깊숙이 자연광이 비추는 설계부터 빗물 재사용장치 등 재생에너지만을 이용해 매년 24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며 우리 정부가 제시한 ‘한국판 뉴딜 계획’의 한 축인 ‘그린뉴딜’은 독일의 탄소중립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그린뉴딜은 에너지 산업 구조를 전면 조정해 신재생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육성해 고용과 노동까지 신재생 에너지 혁신을 가져오자는 아이디어다.



한국철도는 태양광사업 등 철도의 자원을 활용한 그린뉴딜에 적극 동참하려 한다. 탄소중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저탄소 친환경 철도를 구현하는 그린 뉴딜사업으로 미래 철도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철도 건물 옥상 등 주요 역사와 유휴부지 8곳, 14만 여㎡에 태양광발전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법률과 제도를 마련해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포석을 다지고 있다. 에너지발전 공기업과의 협업으로 활로를 개척해 태양광 관련 신기술 개발에도 참여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선로와 방음벽 등에 태양광전지판을 설치해 철도시설을 ‘친환경 발전소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 최소 25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국토는 일사량이 풍부하지 않다. 한반도보다 위도가 높아 태양광 자연 자원이 우리나라보다 부족하다. 그럼에도 탄소중립의 선두에 서게 된 것은 어려운 여건에도 정부와 독일 철도(Deutsche Bahn), 마을 공동체까지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뜻을 모으고 비용까지 분담하는 등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해 왔기 때문이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가 그린뉴딜의 견인차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 중립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은 더 이상 목표가 아니다. 미래를 위한 의무이자 약속이다. 한국철도는 정부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힘을 모아 탄소중립을 향한 철도의 길을 만들어갈 것이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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