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이창호 9단이 바둑 팬들과 온라인 대국을 펼쳐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이창호는 13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 마련된 'KB국민은행 바둑콘서트 특별대국실'에서 바둑 팬들로 구성된 집단지성과 온라인으로 만났다.
바둑 팬들은 각자 집에서 랜선을 통해 대국실에 입실, 넉 점 접바둑으로 이창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둑 팬 개개인이 착점한 위치 중 가장 많이 선택된 지점이 집단지성의 최종 착수 지점으로 결정됐다.
대국 중반까지는 바둑 팬 집단지성의 기세가 이창호보다 좋았다.
하지만 이창호는 '끝내기'의 달인답게 종반 역전하며 25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KB국민은행 바둑콘서트 생각의 연결 2021' 행사로 이 대국에 참여한 이창호는 "화면을 직접 보면서 팬들과 바둑을 두는 게 즐거웠다"며 "초중반 많이 불리해 끝까지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힘겹게 역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여러 바둑 팬들과 이렇게도 만날 수 있구나 싶어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바둑콘서트 생각의 연결 두 번째 행사는 한국 남녀 랭킹 1·2위 신진서 9단과 최정 9단이 참여한 페어바둑이다.
신진서는 신진서 팬 집단지성과, 최정은 최정 팬 집단지성과 짝을 이뤄 페어바둑 대결을 벌였다.
팬들과 머리를 맞대 27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 신진서는 "진짜 오래간만에 즐겁게 바둑을 둔 것 같다"며 "저와 최정 9단과 함께 해 준 바둑 팬들께 감사하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는 주저하지 않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정은 "졌지만 기분이 좋을 정도로 기획이 너무 괜찮았던 것 같다"며 "채팅창을 보면서 웃음이 나와 표정을 숨기지 못했고 (팬들이) 제 이름을 직접 써서 응원해 줘 정말 감동했다"고 즐거워했다.
총 2천500여명의 팬들이 참여한 바둑콘서트 생각의 연결은 오는 15일과 16일 오후 7시 바둑TV에서 녹화 방송될 예정이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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