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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미스터리’ 못 풀고 ‘허탕 압색’까지…커지는 경찰 수사력 불신

'구미 사건' 진실 못밝힌데 이어

'팀블라인드' 수색도 장소 착오

수사권 조정 원년 잇단 한계 노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세종=연합뉴스




경찰이 ‘구미 3세 여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련 압수수색까지 허탕을 치면서 수사 역량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올해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으로 경찰이 더 많은 수사의 책임을 짊어지게 됐는데도 연이어 허점을 드러내면서 국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17일 부동산 투기 의혹 비판에 대해 ‘아니꼬우면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는 조롱 글을 올린 LH 직원을 찾기 위해 LH 본사와 함께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운영사 ‘팀블라인드’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인터넷 검색으로 회사 위치를 특정한 경찰 수사관들이 사무실을 찾았지만 텅 비어 있었다. 뒤늦게 잘못된 정보라는 것을 인지한 경찰은 서울 강남구 소재의 사무실로 급파됐지만 이미 직원들이 퇴근한 뒤라 이날 압수수색은 무산됐다. 결국 헛걸음만 한 경찰은 팀블라인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다시 진행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소에 대해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면서도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은 수사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만큼 경남청 사이버수사과에서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경찰이 진실 규명에 실패한 채 검찰에 송치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숨진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친모 석모(48)씨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 유기 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석씨 딸이 낳은 또 다른 여아의 행방과 신생아 바꿔치기의 명확한 증거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숨진 여아의 친모가 석씨라는 점은 확인했지만 이후 석씨의 자백에만 의존하는 등 수사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경찰 안팎에서는 아동학대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공개수사로 빨리 전환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회적 관심을 끄는 사건에서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시민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대규모 수사본부까지 꾸려졌는데 압수수색 장소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국민들은 경찰의 수사력에 의구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불신의 눈초리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경찰 스스로 강도 높은 쇄신을 통해 수사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 과정에서 실책이 드러나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진 뒤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경찰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이 바뀔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책임과 권한이 커진 만큼 보다 과학적인 객관적 수사를 통해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특히 수사 역량 강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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