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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청년 모셔라”…일자리에 이주비 지원까지 나선 지자체

대구, 전국 최초 일자리매칭 추진

고용기업에 1인당 160만원 지급

부산·전남도 유턴 청년 유치 적극

구인난 겪는 지방기업에 단비로

지난해 청년 소셜리빙랩 선발심사에 참여한 대구지역 청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대구시




“서울에서는 옥탑방 사무실도 월세가 70만원 가까이 들어요.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서울보다 고향인 대구는 본가에서 숙식할 수 있어 거주비가 일단 절약됩니다. 무엇보다 사업과 관련해 궁금한 것들을 바로 물어보고 도움받을 수 있는 선후배가 가까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8년 전 대구에서 디자인 회사를 창업한 김광동(38) 대표는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유턴 청년’이다. 서울 소재 디자인 전문업체 여러 곳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뿌리치고 대구로 내려와 창업했다. 대학원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3년간 서울에서 지낸 그는 귀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문제를 꼽았다.

김 대표는 “대학원 다닐 때 월세 40만원의 반지하방에서 살았는데 회사를 다니더라도 경제적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이 마뜩치 않았다”며 “10년은 일해야 갚을 수 있을 것 같은 학자금 대출을 비롯해 월세와 생활비 등을 생각하면 도저히 안정적인 서울 생활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이 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에 거주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유턴 청년’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청년 유출과 인구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귀향 청년을 모시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1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청년 유출이 심한 대구와 부산은 출향한 경력직 청년의 귀환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청년 순유출은 지난 2018년 6,647명에서 2019년 1만2,293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6,056명의 청년이 대구를 떠나 청년 유출이 지역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수도권 출향 청년 중 귀향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42%에 달하는 등 귀향 청년이 조금씩 늘어나자 대대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귀향 청년의 정착을 돕기 위해 출향 청년과 상시 의사소통 창구인 유턴청년 지원기관협의체를 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어 귀향 청년의 조기 정착을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상담창구도 가동을 시작했다.



출향 청년이 대구를 새롭게 발견하고 귀향을 결심할 수 있도록 돕는 ‘대구 탐방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고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창업과 취업에 성공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안정적인 귀향을 돕고 중소·중견기업의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대구는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공모 지원사업’과 연계해 지역 소재 중소·중견기업과 경력직 청년 인재를 매칭하는 ‘일자리 예스매칭 사업’도 전국 최초로 시범 추진하고 있다. 전입 의사가 있는 타 지역 청년을 신규 채용해 월 200만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중소·중견기업에게 최대 2년 간 1인당 매월 160만원을 지원한다. 참여 청년에게는 이주지원비 300만원과 근속장려금 150만원도 지급한다.

부산시도 귀향 의사가 있는 출향 미취업 청년에게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발굴해 제공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학업이나 취업 등을 위해 부산을 떠난 청년이 대상이며 이들을 신규 채용하는 기업에는 최대 2년 간 인건비 180만원을 지원하고 취업 청년에게는 근속장려금 15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청년 6,200명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도 단위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전남도의 청년세대 유입정책이 눈에 띈다. 각 시·군 특성을 살린 맞춤형 지원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전남은 지난해 인구 1만5,000여명이 감소했고 이 중 청년 유출이 70%인 1만3,000여명을 차지했다.

전남도는 지난 1월 각 시·군을 대상으로 청년 유입을 위한 맞춤형 공모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순천 맥가이버 공유대장간 지원’ ‘보성 청년몰 조성’ ‘구례 로컬다이닝 창조공유센터 구축’ 등 10개 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외지로 나가려는 청년의 유출을 방지하는 한편 외부 청년을 유입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맥가이버 공유대장간 사업은 50세 미만의 청장년층에게 마을 내 거주공간을 제공하고 수도·전기 등 수리와 보수에 특화한 교육을 진행해 ‘마을문제 해결사’로 양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진행한 사업을 통해 순천시에 15명이 정착했고 마을주민의 만족도는 87%를 기록했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은 “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가 집중되면서 청년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주거 불안과 경제적 부담 등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청년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유턴 청년’이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아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기업은 우수 인력을 확보해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손성락·부산=조원진·전남=김선덕 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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