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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가수] 블랙핑크와는 달라, 로제의 진짜는 지금부터 시작

블랙핑크 로제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의 화력은 여전하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솔로가수 로제에게 블랙핑크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는다. 확실한 메시지와 독보적인 음색, 신선한 퍼포먼스까지…독보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지난 12일 로제의 솔로 데뷔 앨범 ‘R’이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R’은 로제의 이름 첫 글자를 따 ‘솔로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이름. 앨범에는 로제 그대로의 솔직한 모습이 담겼다.

타이틀곡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는 ‘항상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왔지만 정작 중요한 가치는 내 안에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토리 켈리의 히트곡을 프로듀싱했던 조르겐 오데가드(Jorgen Odegard)를 비롯해 오지볼타(ojivolta), 존 벨리온(Jon Bellion) 등 해외 프로듀서들과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테디, 24가 협업해 만들었다. 블랙핑크의 음악 스타일을 생각했다면 잔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강렬하고 화려한 사운드보다 로제의 독보적인 음색과 성숙함에 초점을 맞췄다.

로제는 과감하게 영어 가사를 선택했다. 전 세계로 동시 발매되는 곡이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것일 수도 있지만, 국내 활동 곡을 영어 가사로 채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앞서 솔로 가수로 성공을 거둔 제니와 상반된 행보이기도 하다.

직접 작사에 참여한 로제는 곡 스타일에 가장 어울리는 언어가 영어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곡이기에, 호주 교포 2세로서 어릴 적부터 사용한 영어가 편했을거다. 가사는 만 15세에 홀로 한국으로 건너와 연습생 생활을 거쳐 최정상 그룹에 오르기까지의 고민이 묻어 있고,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도 그런 감정이 잘 전달된다.

블랙핑크 로제 뮤직비디오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직비디오에서는 화려하지만 공허해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헝클어진 머리, 흐트러진 모습으로 거리를 헤매는 모습이 대비된다. 모든 걸 가졌음에도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내면의 고뇌가 느껴진다. 두 명의 로제가 다정하게 노래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로제의 영어 본명인 ‘Roseanne’와 활동명 ‘Rose’가 교차되면서 내면의 자신을 찾는 모습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모두 내 안에 있다’는 내용과 알맞게 내면의 가치를 깨달은 듯 꽃밭 위를 날아다니는 로제의 모습이 압권이다. 풍부한 감정 연기와 웅장한 스케일이 곡의 분위기를 배가한다.

퍼포먼스는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롭고 신선하다. 남자 댄서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시작하는 로제는 공중에 들어 올려져 동선을 수없이 바꾼다. 바닥에 누워서 하는 안무는 천장에서 내려다보이는 구도로 독특하게 느껴진다. 이후 여성 댄서들로 바뀌면서 새로운 챕터를 열고, 좀 더 경쾌하고 밝은 느낌의 안무가 주를 이룬다. 전체적으로 공중과 바닥을 이용해 눈 뗄 수 없는 구성이 완성됐다. 폭발적으로 터지는 클라이맥스에서 모든 댄서가 모여 군무를 하는 장면은 웅장하기까지 하다. “화려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동선을 준비했다. 곡의 흐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서 파트별로 고민을 많이 했다”는 설명이 납득된다.



미국 하이틴 팝스타가 생각나는 스타일링 역시 곡의 분위기와 어우러진다. 금발 머리에 흰 피부. 어깨선을 강조한 튜브톱 드레스는 그간 로제가 블랙핑크 활동을 하면서 보여줬던 스타일과 비슷한 점이 많긴 하지만, 팝 스타일인 ‘온 더 그라운드’ 무대와 잘 맞아떨어진다.

블랙핑크 로제 솔로곡 'On the ground' 무대 / 사진=Mnet '엠카운트다운' 캡처


앨범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음원은 발매 직후 벅스, 지니 등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멜론 24hits에서는 반나절만에 최상위권에 진입하며 국내 인기를 확인했다. 51개국 아이튠즈 송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토티파이에서 글로벌 톱50 차트 8위에 들었다. 음원이 발매된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이하 19일 기준) 벅스, 지니뮤직에서는 2위 자리를 굳히고 있고, 멜론 24hits 3위에 올랐다. 아이튠즈 송 차트도 미국을 비롯한 다 개국에서 50위권 내에 있다.

음원뿐만 아니라 음반의 인기도 높다. 선주문량 50만 장이 돌파하면서 로제는 정식 솔로 데뷔 전부터 여자 솔로 아티스트 초동 판매량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중국·일본 등 전 세계 판매량을 취합한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16일 발매 첫날만 해도 28만 장이 불티나듯 팔렸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직후 24시간 동안 3,900만 뷰를 기록해 유튜브 24시간 내 가장 많이 본 동영상에 올랐다. 일주일 만에 9.600만 회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억 뷰 돌파가 목전이다.

이처럼 데뷔 한 주간 뜨겁게 사랑받은 로제는 수치 이상으로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증명해냈다. 데뷔 앨범부터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준 로제가 그룹 활동과 더불어 솔로 활동까지 활발하게 펼치기를 바라는 팬들의 바람이 커지고 있다.

블랙핑크 로제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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