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다.”
대개 운전자는 페달에 발을 올리고 스티어링휠을 그러쥐며 두 가지 마음을 품기 마련이다. 레이서처럼 거칠게 도로를 지배하고 싶은 욕망과, 오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픈 본능. BMW 뉴 M340i는 이 대비되는 두 가지 마음을 모두 만족시켜준다. 현실적인 ‘M3’인 BMW 뉴 M340i를 타고 ‘딱 좋다’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말 그대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뉴 M340i를 타고 서울역 일대에서 영종도까지 약 60㎞ 구간을 편도 시승했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M340i는 기존 340i의 M퍼포먼스 모델로, 성능이 좀 더 역동적으로 개선됐다. 기본적인 외관은 3시리즈와 궤를 같이한다. 여기에 M뱃지 등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디테일이 M340i만의 특징이다.
전면부의 대형 공기 흡입구와 메쉬 디자인의 M 퍼포먼스 키드니 그릴, M 리어 스포일러, M 퍼포먼스 배기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굳이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고 ‘아는 사람만 아는’ 패턴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명품 브랜드의 전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역에서 시작하는 도심 구간 시승에서부터 M340i의 넘쳐나는 출력이 느껴졌다. 신호 대기 중에 실내 거울을 통해 차량 뒷편을 슬쩍 봤다. 작은 체구에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M340i의 머플러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흰 김이 보였다. M340i가 ‘나도 고 배기량 차야’라고 외치는 듯했다.
파워트레인의 초기 반응이 예민한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두고 도심 구간을 달렸다. 조금만 가속해도 차체가 꿈틀거려 도심에서는 컴포트 모드로 달리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만큼 엄청난 힘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M340i의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컴포트-스포츠-스포츠 플러스 등의 4단계가 있다. BMW 차량 중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있는 모델은 끝자리가 ‘40’ 이상으로 끝나는 모델부터다.
M340i가 특별한 건 가솔린 6기통 3.0리터 엔진이 탑재돼서다. 3시리즈 중에는 M340i에만 이 엔진이 탑재됐다. M340i와 마찬가지로 M퍼포먼스 모델인 M235i에는 4기통 엔진이 적용된다. M340i의 최고 출력은 387마력, 최대 토크는 51.0㎏·m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6초에 불과하다. 재빠른 달리기 실력에 연비 효율까지 갖췄다. 복합 연비 기준으로 리터 당 9.9㎞. M340i와 비슷한 배기량을 가진 제네시스 G70 3.3 모델과 비교해서 출력은 17마력 가량 높고 연비는 0.5㎞ 가량 효율적이다. 반면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G70 3.3이 약 5.1초로 BMW M340i이 0.5초 앞선다.
BMW M340i의 장점은 엔진과 변속기의 직결감과 칼날같은 코너링 감각에서 두드러진다. M340i의 변속기는 BMW 자체 8단 자동이다. 대부분 BMW 모델들처럼 변속기의 레버를 몸 안 쪽으로 당기면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설정된다. 고 회전수(RPM)를 쓰도록 설정돼 있어 시프트-다운 시에 회전수를 보정해주는 레브 매칭 기능의 활용도가 높다.
가변 배기가 적용돼 주행 감성도 뛰어나다.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올라갈 때 ‘팝콘’ 같은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칼날같은 코너링이 가능토록 하는 1 대 1 전후 무게 배분과 함께 M디퍼렌셜로 통하는 차동제어장치(LSD)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코너링 구간에서 사륜구동이 아닌데도 네 바퀴가 도로를 움켜쥐고 달리는 것처럼 접지력이 뛰어났다.
여기까지만 보면 M340i가 달리기만을 위한 차량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실내 구성을 보면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다.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주먹 1개 반은 너끈히 들어가는 무릎 공간이며, 레벨 2수준인 반자율주행 기능 등 운전 편의성까지 빠짐없이 갖췄다.
안전도 챙겼다. 도심 제동 기능이 포함된 충돌 및 보행자 경고 기능이 탑재됐고 스톱&고 기능을 갖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등 첨단 운전 지원 시스템을 갖췄다. 후진 어시스턴트 시스템, 3D뷰, 자동 주차 기능을 포함한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역시 기본 적용됐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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