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추신수(SSG 랜더스·39)가 한국 프로야구 첫 실전을 치렀다. 성적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지만 표정은 밝았다.
추신수는 21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와 NC 다이노스의 2021 KBO 시범경기에서 국내 프로야구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계약 기간을 채우고 최근 연봉 27억 원에 SSG와 계약했다.
이날 NC전은 지난해 9월 28일 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1타수 1안타 이후 추신수가 나선 첫 경기였다. 전날 시범경기 개막전이 비로 취소돼 추신수는 이날 2번 지명타자로 KBO에 첫선을 보였다.
경기 전 국민의례 때 눈을 감고 손에 헬멧을 얹은 자세로 경례한 추신수는 1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투수 웨스 파슨스에게 루킹 삼진을 당했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뒤 배트를 휘두르지 못하고 서서 아웃 됐다. 0 대 7로 뒤진 3회 무사 1루에서도 추신수는 파슨스에게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1 대 9로 뒤진 5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장해 바뀐 투수 송명기를 상대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구째에 힘 있게 방망이를 내밀었지만 공 밑 부분을 때려 높이 떴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 NC는 새 외국인 투수 파슨스의 3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11 대 3으로 이겼다.
8회 김강민과 교체된 추신수는 경기 후 “첫 경기부터 좋은 타석이나 좋은 타구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조금씩 나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굉장히 만족한다. 파슨스 선수가 좋은 공을 던지는 선수인데 첫 경기부터 그런 선수를 상대했다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경기 전 국민의례를 떠올리며 “긴장보다는 좋은 떨림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게 있었고 애국가를 들으면서 경기를 준비하는 상황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22~23일 고향 팀 롯데 자이언츠를 만나 첫 안타를 다시 노린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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