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대비해 우리나라도 상품 수출 중심으로 구성된 자유무역협정(FTA)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글로벌 교역 시장에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리쇼어링(해외 생산 시설 자국 복귀)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서비스 수출 시장의 문호를 넓히지 않을 경우 자칫 수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FTA 전략은 상품과 서비스의 두 바퀴 중 상품으로만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FTA가 상품으로 치우친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과의 FTA다. 한국은 중국과 지난 2015년 12월 FTA를 발효하면서 서비스·투자 시장에 대해서는 2단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의 여파로 한중 갈등이 격화되며 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게임·영화·드라마·관광과 같은 국내 서비스산업들이 막대한 유무형의 손해를 입었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1일 “현재 우리 FTA는 상품 수출에 집중돼 있어 향후 서비스 분야로 FTA 네트워크를 확대해 우리 서비스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무역 시장에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서비스 FTA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전 세계 교역에서 서비스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0%에서 2019년 23.6%로 늘었다. 이 기간 교역 증가율을 보면 상품 교역이 매년 2.4% 늘었으나 상업 서비스 교역은 4.9%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산업이 발달한 것도 서비스업 수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실제로 국내 아이돌 가수들이 코로나19 기간 온라인 콘서트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고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의료 분야에서도 원격진료 규제 등의 장애물이 점차 사라질 가능성이 커서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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