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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과 다이아몬드

홍정기 환경부 차관

인구 증가·수질 오염·기후 위기에

깨끗한 물 희소가치 가파르게 상승

더 늦기전에 '탄소중립' 힘 쏟아야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은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1992년 이날을 기념일로 선포했다. 올해는 기념일 지정 이후 29번째 맞이하는 해로 유엔은 ‘물의 가치화(Valuing water)’를 주제로 정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에 물의 가치는 어떤 의미인지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18세기 근대경제학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가 고민했던 것 중 하나는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물의 가격은 거의 공짜인데 일부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는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매우 비싸다는 것이었다. ‘애덤 스미스의 역설’이라고도 불리는 ‘가치의 역설(Paradox of Value)’이 나온 배경이다. 이는 100여 년이 지나 한계효용학파에 의해 ‘희소가치’의 원리로 정리된다. 물은 필수 불가결한 상품일지라도 주변에 풍부하기 때문에 ‘교환가치(가격)’는 낮아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치의 역설’ 사례로 물이 인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구 증가, 수질오염, 기후위기 심화 등으로 깨끗한 물이 점점 줄어들어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은 1800년대 초반 10억 명 수준이던 세계 인구가 2020년 78억 명, 오는 2100년 109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산업화·도시화에 따라 2030년 물의 수요량이 공급량을 40%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깨끗한 물의 희소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1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에서 향후 10년 안에 발생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 순위에서 급격한 기후변화를 1순위로 꼽았다. 기후위기는 물의 가치 변화를 더 가속화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경제활동을 위한 물의 가치 이외에도 환경?생태적, 사회·문화적 가치 등 물의 다양한 가치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물 환경은 생태계에 깨끗한 물을 유지하게 하고 수많은 생명에게 서식지를 제공한다. 생물학적 다양성의 근간이 돼준다. 인간은 그 환경 속에 살아가는 존재로 자연 생태계와 공존하는 전략 없이는 인간도 결국 생명의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영어로 경쟁자(Rival)의 어원은 같은 강(River)을 이용하는 사람을 뜻한다. 인간은 강을 중심으로 문명을 이뤘으며 강은 사람과 생물이 더불어 살게 하는 삶의 원천이었다. 흐르는 강을 중심으로 생활해온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는 복원?보전해야 할 가치이며 계승하는 데도 힘써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물을 통한 탄소 저감 가치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산하 기관을 비롯해 각 지자체·산업계와 손을 잡고 주민참여형 수상태양광, 수열에너지 집적 단지 조성 등 저탄소 재생에너지 체계를 육성할 계획이다.

수변생태벨트와 같은 자연 친화적인 탄소 흡수 생태 공간도 크게 늘려 2050년 우리나라의 탄소 중립(순배출량 제로) 이행 체계에 큰 도움이 되게 할 것이다.

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을 병행한다. 물을 사용하고 배출된 하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탄소가 배출되는 일을 막는 것이다. 광역상수도의 정수장 모터, 하수 찌꺼기 소각로 등 각종 물 관리 장비에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사용해 상수도와 하수도 분야에서도 탄소 중립이 달성되도록 힘을 쏟는다.

물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각자에게 물이 주는 의미도 모두 다를 것이다. 이번 ‘세계 물의 날’을 계기로 물이 주는 풍요로움에 감사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이 주는 가치는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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