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15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경제 정치 분야 펠로(자문단)들은 남은 기간 동안 눈여겨봐야 할 3대 변수로 △투표율 △네거티브 공세 △범야권 단일화를 꼽았다. 특히 이번 선거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이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여당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했다. 아울러 선거 막바지에 이를수록 정권 심판 구도가 부각되면서 여권발 네거티브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22일 펠로들은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역대 보궐선거 평균치를 훌쩍 넘어선 50%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대진 조원C&I 대표는 “이번 선거는 사전투표에서만 30%를 넘어서고 최종 투표율이 50%는 최소한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창선 정치 평론가 역시 높은 투표율을 전망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 투표로 흘러가는 분위기여서 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많이 몰릴 것”이라며 “반대로 정부 여당 지지자들은 대놓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투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상승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 기대하는 이른바 ‘보병전’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공중전은 여의도에 맡기고 의원님들과 저는 보병전에 치중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주문한 바 있다. 현재 서울 지역구 의원 49명 중 41명, 서울 25개 구 중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을 민주당이 차지한 상황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목표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30%대 수준이면 몰라도 50%를 넘어가면 여당이 조직력을 총동원해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밖으로 지지율이 밀리자 여권은 네거티브 공세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김 대표는 “네거티브 대결은 악재와 악재의 싸움인데 서울 유권자들은 야권보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은 여권 악재에 훨씬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며 “네거티브 공세를 지속하면 지금 지지율에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인물 대결 등으로 프레임을 전환하지 않고 LH 투기를 연상시키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개발 의혹 등에 집중하면 할수록 현재 판세가 변동 없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현재 여권이 주도하는 네거티브 공세의 효과는 전통 지지자들의 이탈을 막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펠로들은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지만 최종 후보가 선출되면 단일화 프리미엄을 상당 기간 누릴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최종 선출된 범야권 후보에게 집중돼도 유의미한 여론의 방향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단일화가 되면 기존 3자 대결에서 두 후보가 확보한 지지율이 1+1=2까지는 아니어도 1.5가 되는 효과는 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일화 후보가 최종 확정되면 범야권 지지 흐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단일화가 최종 성사되면 정권 심판 구도가 오히려 명확해지면서 야권 입장에서 추가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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