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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뚫렸다…中 저가공세에 OLED 비상

BOE, 갤M에 '플렉시블' 공급

정부 등에 업은 中과 대결 불가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전자(005930)의 부품 조달 기준을 뚫고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납품한다. 이 분야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한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금을 쌈짓돈 삼아 가격 공세를 펼치는 BOE와 대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2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스마트폰 갤럭시M에 탑재될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기로 삼성전자와 계약을 체결했다. BOE 패널이 삼성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M은 지난 2019년 인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후 동남아와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는 중저가 모델이다. 앞서 BOE는 올해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1’에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여러 번 접촉했지만 실패한 이력이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한국 기업들이 기술 주도권을 지닌 플렉시블 OLED 패널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갤럭시 패널 공급사로 관계를 맺어왔던 곳은 그룹 계열사이자 플렉시블 OLED 기술이 뛰어난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OLED를 개발한 회사로, 2013년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에 해당 패널을 최초로 상용화한 성과가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BOE와 부품 조달 관계를 맺기로 결심한 데는 ‘가격’ 이슈가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단가 수준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통상적인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삼성전자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BOE가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를 뚫기 위해 전략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플렉시블 OLED가 유연하게 휘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소재, 폴리이미드(PI) 모습/서울경제DB


BOE가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것은 공교롭게도 기술 패권을 놓고 미중 대치가 이어지는 국제 정세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주 고객사인 화웨이가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납품 물량이 급감하자 삼성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첨단 기술이 수반되는 플렉시블 OLED의 가격을 크게 낮추게 된 것도 화웨이를 믿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해당 생산 라인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BOE의 몸부림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주요 기업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글로벌 고객사 부품 조달 현황을 점검하는 등 경쟁사 동향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조사 기관 옴디아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플렉시블 OLED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출하량은 3억 2,575만 대지만 오는 2025년에는 5억 420만 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에 대해 “특정 제품 및 부품 공급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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