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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다둥이 아빠의 저출산 단상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필자는 4남매를 둔 다둥이 아빠다. 딸이 셋이고, 아들이 하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들 낳으려고 딸을 셋이나 두었구나’ 하시며 혀를 차는 분들이 계시지만, 첫째가 아들이고 그 밑으로 줄줄이 딸이다.

요즘 세상에 4남매는 ‘천연기념물’이라고들 한다는데, 자식이 많은 것도 삶의 중요한 행복이라는 생각 때문에 본의 아니게 천연기념물이 된 우리 4남매는 고마워할까, 아니면 원망할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 꼴찌다. 합계출산율 0.84명. 두 사람이 만나 한평생을 살면서 한 명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유엔인구기금(UNPFA) 집계에서 세계 198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단연 최저다. OECD 평균치가 1.63명이라는데 우리는 그 절반도 안 된다.

지난해에는 인구가 3만3,000명 자연감소하기도 했다. 사망자(30만5,000명)가 출생아(27만2,000명)를 웃도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출산율은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2020년에 다시 뚝 떨어졌다. 극도로 악화된 경제 사정과 폭등한 집값 때문에 올해 합계출산율은 0.8명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인류 인구사에 남을 진기록을 지금 우리가 계속 경신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은 미니 국가로 전락하거나 국가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들이 저출산 해소를 위해 내세운 구호와 예산이 무색할 지경이다. 역대 정부는 저출산을 해소하겠다며 15년 동안 총 180조 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취업난과 집값, 전월세값 폭등에 짓눌린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아예 포기했다.

저출산 난제를 풀 발상의 전환과 과감한 실천이 급하다. 이제는 무턱대고 돈을 풀어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낡은 발상에서 벗어나 인구 감축 시대에 걸맞은 전략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때다. 인공지능(AI)·자동화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수명 연장 등으로 실제 일할 수 있는 인구가 늘어나는 노동시장 구조의 복합적 변화에 맞춰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전면적으로 새로 짜야 한다.

LH 신도시 땅 투기로 지금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부동산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게 아니다. 저출산이야말로 '전쟁'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기본소득 도입을 비롯한 대대적인 복지 시스템의 개편, 고령자에 대한 정년연장 등을 살펴봐야 한다. 민간기업의 투자 촉진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법적·제도적 혁신도 절실하다. 그런데 대통령도, 정부도, 국회도 무관심을 넘어 위기의식이 없다. 출산과 인구 정책은 포퓰리즘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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