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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러 외교장관과 회담하는 韓

바이든, 反中전선 강화하는데

中과 밀착하는 러시아와 만나

외교가에 잘못된 신호 줄 수도

미국이 동맹국과 안보 체계 ‘쿼드’를 통해 반중 전선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동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논의해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쿼드 가입을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지자 외교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러시아와 회동하며 전 세계 외교가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23일 광시좡족자치구의 구이린에서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양국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서방세계 등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이를 통해 국내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방한해 25일 한러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러시아 외무장관이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2013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당초 한국과 러시아의 수교 30주년을 맞은 지난해 방한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년 연기해 이번에 방한한 것이다. 이날 한국에 도착한 라브로프 장관은 24일 양국 외교부가 주최하는 ‘한러 상호 교류의 해’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양국 귀빈 50여 명이 초청된 가운데 열리는 개막식은 양국 외교장관 축사와 합동 재즈 공연 등으로 시작한다. 한러 외교장관은 이후 25일 오전 회담을 열고 한반도 문제, 국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회담이 끝나면 언론에 관련 내용을 공동 발표하고 라브로프 장관은 이후 전용기로 한국을 떠난다. 러시아는 오는 29일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을 한국에 보내 한러 국방 당국 간 전략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한이 쿼드 동맹 체제를 확장하려는 미국의 외교전과 맞불 성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국·유럽연합(EU)·일본 간 동맹 체제가 확고해지고 북한·중국·러시아도 이에 맞서 손을 모아 대항하기로 한 시점에 한국은 반중 동맹의 ‘약한 고리’로 인식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한미일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종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반중 전선’ 확장을 통해 동맹 체제를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동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 교수는 “현재와 같이 어느 진영에 줄을 설지 모호하게 움직이면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될 위험성이 있다”며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과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중국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경제 보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정부가 원칙 없이 우왕좌왕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전통적 동맹의 가치를 앞세워 능동적으로 나아가야 나중에 곤란한 사태를 회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외교부는 라브로프 장관의 방한 시점과 관련해 미국 주도의 쿼드 동맹체가 확장하는 시점에 맞춰 갑작스레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방한하려던 일정이 코로나19로 연기된 탓에 2~3월께 방문하는 것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정의용 외교부 장관 취임 이후 가장 빠른 일정으로 잡은 것이어서 시기를 갑자기 정하거나 변경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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