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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드사…외형 성장 2년째 '뒷걸음'

우리·국민·BC·삼성 등 8개업체

작년 3분기까지 매출 0.2% 줄어

당기순이익은 24.7% 늘었지만

할부 혜택 등 줄인 '불황형 흑자'

정치권 수수료 인하 압박도 거세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8개 카드사의 총수익(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총수익은 2010년대 중반 5% 내외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2019년 감소세로 전환된 뒤 2년 연속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종 무이자 혜택을 줄이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당기순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외형 성장’이 멈췄고 빅테크·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져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8개 카드사(우리·국민·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의 총수익은 15조 7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18% 감소했다. 총수익은 2015년 8.6%, 2016년 2.3%, 2017년 6.4% 증가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통계 분류 체계가 개편된 2018년 20조 2,141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에는 전년보다 0.29% 줄어든 20조 1,551억 원을 기록하며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비록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늘었지만 비용을 줄인 ‘불황형 흑자’였다. 8개 카드사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 6,888억 원으로 전년보다 24.7% 늘어났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카드 수수료 개편이 있었고(2019년) 위기감을 느낀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 등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가전제품의 경우 과거에 60개월이라는 파격적인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최대 12개월로 대폭 줄였다. 희망퇴직으로 인건비 감축에도 나섰다. 일례로 롯데카드는 지난해 재직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200여 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객의 대외 활동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가령 ‘○○카드로 결제 시 놀이공원 50% 할인’과 같은 이벤트는 이용자가 줄어 카드사의 비용 부담도 줄었다.





카드사의 다른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이 늘고 있다지만 매출 증가가 아닌 허리띠 졸라매기의 결과”라며 “내부적으로 느끼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더구나 앞날도 밝지 않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네이버페이가 최대 30만 원까지 후불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관계자는 “카드 한 장당 월 평균 결제 금액은 약 80만 원”이라며 “네이버페이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토스도 후불 결제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소비자가 각 업체에서 30만 원씩 후불 결제를 이용하면 전통 신용카드는 점차 외면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최대 30만 원이라는 후불 결제 한도도 앞으로 계속 상향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또 인하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하는 대목이다. 카드사는 3년마다 금융 당국과 협의해 수수료를 재산정하는데 내년부터 적용할 수수료를 올해 논의한다. 정부는 2019년 1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우대 가맹점에 연 매출 5억~30억 원인 곳을 추가하고, 연 매출 5억~10억 원인 가맹점은 0.65%포인트, 10억~30억 원은 0.61%포인트 수수료를 낮췄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대선이 있기 때문에 정치권 압박으로 수수료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영세 자영업자 수수료는 요율이 너무 낮아 부대 비용을 고려하면 역마진이 난다. 수수료가 더 내려가면 역마진 폭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회에서는 벌써 관련 법도 발의됐다. 현재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0.8%의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이 구간을 쪼개는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안을 지난 19일 대표 발의했다. 연 매출 1억 원 이하와 1억~2억 원 구간을 신설하고 요율을 낮출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법정 최고 금리 인하도 카드사가 걱정하는 부분이다. 관련 법에 따라 7월부터 법정 최고 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진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에 그동안 연 20~24%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이 중요한 수익원이었는데 금리가 낮아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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