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하향세를 이어가던 음주 운전 교통사고가 지난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자 경찰이 음주 운전 단속을 소홀히 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운전자 사이에서 작용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음주 운전 교통사고는 지난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9년 1만 5,708건으로 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만 7,247건으로 전년보다 9.8%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직장인들의 회식이 크게 줄었지만 음주 운전 사고는 오히려 늘어났다. 음주 운전 사고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음주 운전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과 비교해 2.7% 감소한 287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부상자는 2만 8,063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무려 8.1%가 급증했다. 경찰청은 심야 시간에 수도권 4개 시도 경찰청을 중심으로 수도권 고속도로 나들목 등 76개소에서 합동 음주 운전 단속을 시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달 15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지역별로 차등 완화됨에 따라 비수도권 유흥 시설을 이용하는 운전자의 음주 운전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제 단속에서 교통경찰·지역경찰·고속도로순찰대 등 가용 경력 655명, 순찰차 220대를 동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음주 단속이 줄어들 것이라는 운전자들의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상시 음주 단속도 시행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음주 운전은 타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흉악 범죄이자 피해자 가족의 평온한 일상까지 송두리째 앗아가는 용서받을 수 없는 테러 행위”라며 “모든 운전자는 본인과 상대방을 위한 안전 운전에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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