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알펜시아의 새 주인 찾기가 고전하고 있다. 수의 계약으로 변경했지만 인수 하겠다는 곳은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하루에 4,200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세금으로 내는 상황에서 강원도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시개발공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수의계약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자는 없었다. 강원도시개발공사는 조만간 2차 수의계약 공고를 내고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매각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2차 수의계약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공개 입찰 과정에서 20%가 할인된 금액인 8,000억 원대 이하로 가격 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인수자가 나설지는 미지수다.
수의계약에서도 해답을 찾지 못하면 분리·분할 매각할 수도 있다. 알펜시아는 고급빌라와 회원제골프장(27홀)으로 이뤄진 A지구와 호텔, 콘도, 워터파크, 스키장 등으로 구성된 B지구, 스키 점프대 등 스포츠 시설 C지구 등으로 구성된다. 골프장이 있는 A지구는 수요가 있지만 B지구와 C지구까지 다 떠안아야 해 사실상 매각은 공전하고 있다. 강원도 입장에서도 A지구를 분리 매각했을 때 나머지 자산을 사실상 팔지 못할 상황에 빠질 수도 있어 분리 매각 카드도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에 대한 중국 자본이 투자 의사를 보이기도 했지만 2018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이 마저도 물 건너 간 바 있다. 남북 긴장 관계가 완화되는 것도 아닌 만큼 막대한 자산을 떠안을 만한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강원도가 분리 매각이 아닌 통매각을 고수한다면 금액을 낮추는 방안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펜시아리조트는 분양에 실패하면서 건설 비용 1조4,000억 원을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은 바 있다. 지금까지 원금과 이자를 합해 총 6,094억 원을 혈세로 갚고 7,344억 원의 부채가 남아 있다. 당초 알펜시아 매각가격(감정가)은 1조 원이었지만, 3차례 공매에서 유찰됐고 4차 입찰은 감정가의 20% 할인된 8,000억 원으로 진행됐지만 살사람이 없어 수의 계약으로 전환됐다.
알펜시아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조성된 복합 관광단지다.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 491만㎡(약 148만 평) 규모로 강원도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강원도시개발공사가 개발 운영 중이다. 인터컨티넨탈에서 운영하는 리조트를 포함 총 871실의 숙박시설, 45홀의 골프장, 워터파크, 스키장, 알파인 코스터까지 골고루 갖췄다. 면적은 여의도(약 80만 평)의 1.8배 규모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주 무대로서 성공 개최를 도왔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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