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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연대기 따라…160년 시공 넘나드는 母女의 서사시

극단 풍경, 엘라 힉슨 作 연극 ‘오일’ 5월 개막

석유 연대기-모녀의 관계 엮은 참신한 설정

두 축의 서사에 계급·여성·제국주의 담아내

이자람 정극 도전, 음악 장영규 등 창작진 화려

오는 5월 1일 한국에서 선보이는 엘라 힉슨의 연극 ‘오일’의 2016년 영국 공연 장면./사진=영국 알메이다 극장 유튜브 홍보 영상 캡처




160년에 걸친 대 서사 속에 ‘석유 연대기’를 따라 모녀(母女)의 관계를 펼쳐낸다. 역사적 시간과 지리적 공간을 초월한 연극 ‘오일(Oil)’이 오는 5월 1~9일 더줌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오일은 영국의 극작가 엘라 힉슨의 작품이다. 1889년 영국 콘월에서 시작해 1908년 영국의 식민지 페르시아, 1970년 햄스테드, 2020년 바그다드, 2051년의 미래, 그리고 다시 콘월로 되돌아가는 한 세기 반의 여정을 담는다. 시대와 성별을 넘나드는 인물을 그린 버지니아 울프의 환상 소설 ‘올란도’처럼 주인공 메이는 19세기 등유 램프를 발명한 농부의 아내, 1908년 영국이 페르시아의 천연 자원을 착취하려 골몰하던 때 테헤란에서 일하는 하인, 1970년 리비아 자산 국유화 제안으로 위협 받는 국제 석유회사의 CEO 등으로 모습을 바꾼다.

그러나 이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핵심 에너지 ‘석유’의 존재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부닥치고 변화하는 메이와 그의 딸 에이미의 관계다. 동떨어진 듯 보이는 두 축의 서사는 그 안에 계급주의, 여성주의, 제국주의, 그리고 환경 문제에 이르는 광범위한 개념을 다룬다. 메이가 리비아 유정과 10대 딸의 연애에 대한 통제권을 동시에 유지하려는 장면 등을 통해서는 국가와 기업의 제국주의 본능이 자녀를 향한 부모의 본능과 어떤 점에서 맞아 떨어지는 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2016년 영국 초연 당시 “대담하고 장난기 넘치며 야심 찬 작품”(가디언)이라는 평을 받았고, 이후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최근까지 공연되며 관객을 만나왔다.



극단 풍경이 올리는 한국 공연에는 국내외 최고의 아티스트가 대거 출동한다. 석유에서 기회를 발견하는 주인공 메이 역에 소리꾼 이자람이 캐스팅 돼 정극에 도전한다. 드라마 ‘악의 꽃’, ‘자백’ 등에서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남기애와 영화 ‘사도’, ‘괴물’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명신이 엄격한 시어머니 마 싱거 역을 맡았다. 딸 에이미 역의 박정원, 에이미의 남자친구 역의 홍선우 등 젊은 배우들과 베테랑 배우들의 조화도 기대된다.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총 18개의 등장인물을 12명의 배우가 나눠 맡는다는 점이다. 주인공을 제외한 대부분 인물이 일인 다역으로 연기하는데 한 명의 배우가 이름과 캐릭터가 유사한 여러 역할을 소화하면서 선보이는 미묘한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극단 풍경의 박정희 대표의 연출과 함께 여신동이 시노그라퍼를, 이날치의 장영규·정중엽, 그리고 김선이 음악과 사운드를 맡아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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