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최근 10년 내 최대인 7.5%로 결정하면서 삼성 계열사들의 노동조합 사이에서 삼성전자만큼 연봉을 올려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만큼 실적이 따라주지 않는 계열사들의 입장에서는 노조의 인상 요구가 부담스러워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다.
3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006400)는 회사 노조와 치열한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 노조는 당초 6.8%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는데 협상 중에 삼성전자가 사원협의회와 기본 인상률 4.5%, 성과 인상률 3%의 총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더 높은 인상률을 보장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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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노동조합이 소속된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련)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만큼 올려받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냐”며 “노조 입장에서는 높은 인상을 보장해달라는 명분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높은 임금 인상에 난처해진 계열사들은 교섭 날짜를 미루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36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만큼 실적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계열사 노조들은 삼성전자만큼의 임금 인상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성과 실적과 무관한 기본급 인상률을 최대한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계열사들 노조 중에서는 내부 문제가 발생한 곳도 있다. 삼성SDI의 경우 최근 노조위원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하면서 임금 협상을 앞두고 새 위원장을 선출하고 있다. 삼성화재(000810)의 경우 최근 사내에 평사원협의회 노동조합이 새로 만들어졌는데 설립 과정에서 기존 노조가 반대 입장을 발표하면서 ‘노노 갈등’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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