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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폭력' 하동 서당엔 '학교 밖 청소년'이 방치되어 있었다

가정서 관리 어려운 학생이 다수…"학생 간 싸움은 '흔한 일'"

'불량청소년' 낙인이 방치로 이어져…"아플 때도 안 믿어"

지난 29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 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최근 엽기폭력·가혹 행위가 잇따른 경남 하동군 청학동 서당에는 사정상 가정 돌봄이 어려운 학생부터 사회 부적응, 스마트폰·컴퓨터 중독 등 주의가 필요한 학생까지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이 모이면서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3일 기준으로 경남 하동 일대에 개인과외·교습, 학원, 청소년수련시설 등으로 사업자 등록한 서당은 총 6곳이다.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초·중·고교생 110명이 모여서 생활한다.

하동 한 서당에서 4개월가량 머물렀다는 A(16)군은 "학교에서 담임교사와 갈등을 빚는 등 적응하지 못하자 현장학습 체험 프로그램으로 부모님이 서당에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서당에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서당에서 그런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홍보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에서 서당을 운영하는 B씨는 "도벽, 게임 중독, 분노 조절 장애 등 통제가 어려운 학생이 서당에 모인다"며 "부모가 아이를 맡길 때 '어떻게 해도 괜찮으니 사람만 만들어달라'고 당부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가정에서도 관리가 안 될 만큼 통제가 어려운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싸움이 빈번히 일어나는 등 고충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서당 내 어른들이 싸움을 '흔한 일'로 보면서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폭력 등 피해가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또 통제가 안 된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학생들을 억압하면서 서당 내 폭력이 폭로되지 않고 피해가 계속되는 일도 있었다. 이어 태도가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아플 때도 거짓말이라고 몰아가고, 말대꾸한다며 뺨을 때리는 등 서당 내 어른들이 입소 학생 전체를 '불량청소년'이라고 낙인을 찍어 무시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서당 내 폭력·학대 피해가 커지자 경찰과 교육청, 지자체는 전수 조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입소자를 대상으로 추가 피해를 확인하는 한편 운영 실태를 조사하고, 시설 관리도 나선다. 경남도교육청은 "지자체와 협력체제를 강화해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하동 서당에서 오물을 먹도록 강요하고, 변기 물 또는 체액을 먹게 하는 등 성적 학대에 가까운 엽기적인 폭력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다른 서당에서도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흉기로 위협하는 등 학생 간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하동 일대 서당에서 확인된 폭력 피해자는 총 4명이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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