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메시지와 관련해 낙관론과 경고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활동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재유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 2일(현지 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여행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방역 조치를 지키는 선에서 국내 여행이 가능한 것은 물론 해외에 갈 때도 여행 목적지 국가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 한 출국 전 검사나 귀국 후 격리가 필요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해외여행 뒤 미국으로 돌아올 때는 국제선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를 해 음성 결과를 받아야 하고 귀국 후 3∼5일에 또 한 번 검사를 받도록 했다.
CDC의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미국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것이다.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접종량은 300만 회분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이 1억 명을 넘겼으며 3일 하루에만 410만 회분의 백신이 접종됐다.
그럼에도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우려하며 여행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낮은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고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여행을 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부활절 주말을 맞아 이날 캠프 데이비드로 떠나면서 “너무 많은 미국인이 이 싸움이 끝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보좌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주 신규 감염자가 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 이에 점점 더 근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CDC는 지난달 28일을 기준으로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6만 명을 넘었다며 전주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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