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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닮은 태국 괴물 루키, 한국 '합작 200승'에 새로운 위협

'37년만에 신인 우승' 타와타나낏

300야드 괴력 '와이어 투 와이어'

전문가들 "22살 타이거 보는 듯"

韓군단 '통산 196승' 흐름 끊겨

리디아 고 분전 끝 2타차 준우승

패티 타와타나낏(왼쪽)이 5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대회 전통에 따라 캐디와 함께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고 있다./랜초 미라지=USA투데이연합뉴스




제2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나타난 걸까.

태국의 신예 패티 타와타나낏(22)이 여자 골프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화끈한 장타와 ‘허허실실 멘털’로 2016·2018년 올해의 선수를 차지했던 쭈타누깐을 떠오르게 한다. 남자 선수 못지않은 차원 다른 장타에 정교함까지 갖춘 기량으로 쭈타누깐 이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어머니가 태국인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롤 모델이라는 타와타나낏은 앞으로 ‘여자 타이거’로 불릴지도 모르겠다.



타와타나낏은 5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C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에서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투어 첫 승을 50년 전통의 메이저 대회에서 해낸 것이다.

이 대회 역대 네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내내 선두) 우승인데, 타와타나낏은 공동 선두조차 허용하지 않고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2타 차로 따돌렸다. 대회 최소 타 타이 기록에 단 1타가 모자랐다. 우승 상금은 46만 5,000달러(약 5억 2,500만 원). 타와타나낏은 하나금융그룹과 지난해 2년 계약을 맺어 ‘하나은행’ 모자를 쓴다.

루키 선수가 이 대회를 제패한 것은 1984년 줄리 잉크스터(미국) 이후 37년 만이다. 타와타나낏은 “경기 내내 리더 보드를 한 번도 보지 않아서 리디아 고가 어떻게 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보통의 라운드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한 뒤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 홀 그린 옆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었다.

결과만큼 내용도 충격적이다. 3라운드에 최장 360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버 샷을 때리는 등 대회 평균 323야드를 보내면서도 페어웨이 안착률 66%의 안정감을 뽐냈다. 그린 적중(84.7%)과 퍼트(29개)에서도 허점이 보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차세대 스타의 만개를 목격한 한 주였다. 제50회 ANA 대회는 타와타나낏의 코스 지배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5타 차 선두로 출발한 타와타나낏은 2번 홀(파5)에서 칩인 이글로 더 달아난 뒤 이후 버디 2개를 보태는 동안 타수를 잃지 않았다.

골프 채널은 “우즈도 22세에 메이저에서 처음 우승했다. 첫해에 우즈는 투어 최장타자 중 한 명이었다”며 “타와타나낏이 우즈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 “어릴 적 우즈의 우승 포효를 TV로 지켜본 뒤 언젠가 저 사람처럼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회상한 타와타나낏은 우즈를 보며 진로를 정한 날짜(2008년 1월 3일)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방콕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를 다닌 타와타나낏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에는 톱10 진입이 한 번뿐이었지만 올해 들어 2월 게인브리지 대회 공동 5위 등으로 ‘존재감’을 높이더니 쭈타누깐에 이은 태국 2호 메이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LPGA 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지난해 신인에게도 새 시즌 신인 자격을 준다.

경기 중 활짝 웃는 리디아 고./랜초 미라지=USA투데이연합뉴스


‘합작 200승’과 올 여름 도쿄올림픽을 앞둔 한국 군단에 타와타나낏은 새로운 위협이다. 박인비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 선수 첫 승을 신고한 바로 다음 대회에서 타와타나낏은 와이어 투 와이어로 트로피를 들었다. LPGA 투어 통산 196승을 노렸던 한국 군단의 흐름을 끊어 놓은 것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세영이 11언더파 공동 3위로 가장 잘 쳤고 박인비와 고진영은 10언더파 공동 7위에 자리했다. 공동 2위로 출발한 이미림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9언더파 공동 10위로 마쳤다.

리디아 고의 기록적인 분전도 눈길을 끌었다. 8타 차 공동 7위로 나섰는데 이글 1개와 버디 8개로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62타는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이다. 리디아 고는 전반에만 7타를 줄이는 신들린 경기력으로 타와타나낏을 3타 차로 추격했다. 이후 15번 홀에서 2타 차까지 압박했지만 타와타나낏은 어려운 파 세이브에 성공하는 등 끝내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2018년 4월이 마지막 우승인 리디아 고는 “타와타나낏이 너무 멀리 있었다”며 시즌 두 번째 준우승에 만족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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