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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가 주목한 영화 세 편, 극장서 먼저 본다

더 파더·노매드랜드·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작품·연기상 등 주요 부문에 다수 노미네이트

뛰어난 연출·연기, 심도 깊은 주제 등 탁월해

국내서 주목 받는 '미나리'의 막강한 경쟁작





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빛나는 황금 트로피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은 영화 세 편이 7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잇달아 국내 개봉한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더 파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 그리고 샤카 킹 감독의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다. 이들 세 편의 작품은 오스카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놓고 ‘미나리’와 경쟁하는 후보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하지만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와 오늘날 사회를 향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연출까지 뛰어나, 시상식에 앞서 각 작품을 미리 보는 것 만으로도 영화 팬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파더’...안소니 홉킨스의 인생 최정점 연기를 보다



국내 영화 팬들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은 7일 개봉하는 ‘더 파더’다. 극작가 출신 프랑스 감독 플로리안 젤러가 쓴 동명의 연극에서 탄생한 심리 드라마로, 감독은 큰 호평을 받은 연극을 영화화하면서 영국의 명배우 앤서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을 동시 캐스팅 하는데 성공했다.

영화에서 앤서니 홉킨스는 기억의 혼란 속에서 자기 자신을 점점 잃어가는 아버지, 올리비아 콜맨은 나약해져 가는 아버지를 곁에서 보살피는 딸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감독에게 ‘꿈의 배우’였다는 홉킨스의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다. 그가 아니라면 누가 이 역할을 이토록 완벽하게 소화해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선보인다. 1992년 ‘양들의 침묵’에서 단 16분 출연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그는 ‘더 파더’를 통해 두 번째 남우주연상에 도전한다. 84세인 그가 올해 역대 최고령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자로 기록될 지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2019년 오스카 여우주연상 주인공인 콜맨의 연기 역시 강렬하다. 두 사람의 내공 덕에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감은 극대화된다. ‘더 파더’는 올해 오스카 작품·남우주연·여우조연·각색·미술·편집상 후보에 올라 있다.



젊은 여성 감독 클로이 자오의 ‘노매드랜드’



15일 개봉하는 ‘노매드랜드’ 역시 오스카에 앞서 전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호평을 넘치도록 받은 작품이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글로브 작품상 및 감독상 등 주요 영화제에서 211개의 상을 받았다. 영화는 한때 번성했지만 이제는 황폐화한 도시를 떠난 한 노년 여성이 집 없이 홀로 밴을 타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1세기 들어 전통 산업의 붕괴와 금융 위기, 주거와 실업 문제 등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미국인들의 마음 깊숙한 곳을 파고 드는 영화다. 고독의 시간은 길고 연대의 시간은 짧은 나날을 특별한 미래 기약 없이 살아가는 주인공과 저마다 말 못하는 사연을 품고 사는 주변인들의 모습이 미국인들에게는 자기 자신이나 이웃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고통에 무심한 듯 하지만 늘 그 자리에 있는 광활한 자연 풍경도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다.



감독은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다. 이번 시즌 미국 아카데미를 비롯해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및 미국 감독조합상에서 모두 감독상에 노미네이트된 유일한 감독이다.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골든 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받은 그는 신예 감독 축에 속하지만 연출 실력은 거장 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떠도는 주인공 ‘펀’은 2018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맡아 연기했다. ‘노매드랜드’는 작품·감독·여우주연·각색·촬영·편집상 등 오스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민중의 힘 외치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22일 선보이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는 스물 한 살에 미국 정부에 의해 암살된 흑인 인권 운동가 프레드 햄프턴과 동지인 척했던 미 연방수사국(FBI)의 밀정 윌리엄 오닐의 격정적 이야기를 다룬 실화 드라마다. 프레드 햄프턴은 1960년대 말 일리노이주 흑표당 지부장을 맡아 인종차별과 자본주의 불평등에 맞섰던 젊은 혁명가다. 미국에서는 맬컴 엑스, 마틴 루터 킹과 함께 당대 미국 흑인 인권 신장을 위해 목숨을 바친 대표 인물로 꼽힌다. “민중이 있는 곳에 힘이 있다”를 늘 외쳤던 프레드 햄프턴은 그를 체제 전복 위험 인물로 지목한 미국 FBI의 음모와 첩보 작전에 처참하게 살해 당했다.

이 작품은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올해 10대 영화에 포함됐고, 오스카에서는 작품·각본·촬영·남우조연·주제가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샤카 킹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이 전원 흑인이며, 주요 배우들 역시 모두 흑인이다. 프레드 햄프턴 역의 대니얼 칼루야는 이미 미국배우조합상, 크리틱스 초이스, 골든 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휩쓸었고, 오스카에서는 윌리엄 오닐 역의 키스 스탠필드가 남우조연상을 노린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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