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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재취업 이력서 길게 쓰면 안좋아요"

불필요한 개인신상 등 넣지 말고

경력·수행 프로젝트 간략 정리

중년 강점·업무 연관성 부각을

희망급여 명시 않는게 바람직





출판업계에서 20여년을 근무하다 올해 1월 퇴직한 유재준(55)씨는 최근 재취업을 위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취업지원기관인 서대문50플러스센터를 방문해 취업상담과 구직신청을 했다. 2주일 내로 이력서를 작성해 다시 나오라는 상담사의 말에 20여년 만에 이력서를 써보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어떤 내용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다. 유씨는 “이력서 쓰는 방법이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을 텐데 요즘은 어떻게 써야 인사담당자의 눈에 들지 모르겠다”며 “이력서를 겨우 작성해서 센터에 갔는데 다행히 상담사가 이력서를 손봐줘서 지금은 면접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취업 전문가들은 중장년의 재취업 성패는 이력서에서 판가름 난다고 입을 모은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 써야 할 것과 쓰지 말아야 할 것이 있고, 또 자신의 경력을 눈에 띄게 기술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재취업에 성공한 중년 상당수가 이력서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이력서는 자신을 알리는 정보수단이며, 취업하려고 하는 회사에 정확한 정보를 줘야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취업 칼럼니스트인 장욱희 커리어파트너 대표는 “이력서는 취업의 강력한 무기가 되므로 나름 전략적으로 써야 한다”며 “노동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청년들과는 달리 중년에게 필요한 이력서 스킬은 따로 있다”고 강조한다.

우선 이력서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재취업을 위한 중년의 이력서는 2페이지 이내가 적절하며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3페이지를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이력서는 읽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력서를 읽는 사람은 다량의 이력서를 취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에 따르면 구직자 한 명의 이력서를 검토하는데 평균적으로 5분에서 10분 내외가 걸린다. 이력서를 계속 읽을지 말지에 대한 판단은 더 빠를 수 있다. 특히 중년의 이력서는 읽는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못하면 면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진다.

중년의 구직자들은 이력이 많고 수행했던 프로젝트도 다양해 이 같은 내용을 열거하다 보니 이력서 분량이 늘기 마련이다.



이력서를 쓸 때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게 지원하는 회사와 자신의 직무연관성이다. 지원하는 직무와 자신의 이력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내용은 쓰지 않는 게 좋다.

또 화려한 경력들을 단순히 나열만 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성취 업적을 기술하고 강조해야 한다. 특히 지원자의 강점과 핵심역량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사례를 제시하고 가능하다면 계량화해 수치로 기술하는 것이 좋다. 중년으로서의 강점은 다년간의 업무 경험과 노하우, 문제해결 능력, 리더십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런 점을 강조하면 이력서를 읽는 이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회사에 기여할 부분을 정확히 기술해야 한다. 자신의 경력과 강점이 지원하는 곳에 어필이 잘 됐는지 검토하고 개인보다는 조직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좋다.

장 대표는 “중년의 이력서는 읽는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못하면 면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과거의 향수와 기름기를 빼고 다이어트가 잘된 이력서가 취업시장에서는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쓰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우선 상단에 ‘이력서’라는 문구를 넣지 않는게 좋다. 인사담당자가 제출된 서류가 이력서인지는 알고 있다. 따라서 ‘이력서’라는 제목 대신 ‘인생2막 취업지원서’, ‘25년 경력의 ㅇㅇ전문가 김철수’, ‘취업 계획서’ 등의 제목을 달면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 된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개인 신상은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 회사는 개인 신상에 크게 관심이 없다. 중년의 경력을 회사의 업무에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 개인 신상보다는 업무의 성과를 설명하는 게 우선시 돼야 하며, 자신의 주특기가 지원하는 기업과 연계된다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한다.

이력서에 희망급여를 명시하는 것도 좋지 않다. 너무 낮은 연봉을 명시하는 바람에 입사 후 연봉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높은 급여를 명시하면 면접의 기회조차 오지 않을 확률이 높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관계자는 “취업 상담을 하러 오는 중년들 대부분은 이력서를 잘 쓰는 방법을 고민하는데 중년의 재취업 이력서는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며 “군더더기 없는 날씬하고 자신의 강점을 잘 어필하는 내용으로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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