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보다 큰 '4차 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1~2주내로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코로나19 상황진단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환자는 555명으로, 4차 유행에 진입하는 초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대본 따르면 최근 유행세는 3차 대유행 초기보다 3배 이상 긴 정체기와 4배 이상의 환자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3차 대유행의 초입 당시에는 100명대의 확진자가 22일간 정체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정체 기간이 약 10주로 훨씬 길고 이 기간 확진자 규모도 300~400명대를 오르내렸다.
중대본은 특히 하루 확진자가 지난해 11월 11일 113명에서 1주일 후인 18일 245명으로, 또 그다음 1주일여 후인 26일에는 553명, 이로부터 17일 후인 12월 13일에는 1,002명으로 단시간 내에 급증했다면서 이번 유행에서도 1~2주 만에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1차장은 "'감염 재생산지수'도 1을 넘어 유행이 계속 커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모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일상의 거의 모든 공간에서 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또 다중이용시설과 사업장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데다 지역사회에 누적된 감염이 지역유행의 감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화된 방역 조치로 사회적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거나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수칙 위반 사례가 증가하는 점도 유행 확산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3주간 유지하되, 상황이 악화할 경우 집합금지 등을 포함한 단계 상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중앙 정부 지침과 별개로 지역별 감염 상황과 방역 여건을 고려해 단계를 자체 격상할 수 있다.
지역별 상황을 보면 비수도권의 경우 현재 1.5단계가 적용되고 있지만, 환자 증가세를 고려해 오는 12일까지 2단계로 격상한 부산은 그 이후로도 3주간 2단계를 유지한다. 또 2단계가 적용 중인 대전, 전남 순천, 전북 전주·완주, 경남 진주·거제 등은 지자체별로 2단계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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