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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끼리끼리 뭉친다면, 사장님 조직은 망가진 거예요

■고장 난 회사들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어크로스 펴냄

세계적 마케팅·컨설팅 전문가 경험한

고장 난 기업의 풍성한 사례 바탕으로

황당한 조직의 비효율성·부조리 소개

기가 차 웃다 보면 떠오르는 우리 조직





# A 기업은 효율적으로 회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온라인 일정표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른 직원이 언제 시간이 비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많은 직원들이 회의 요청을 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회의 일정을 만들어 입력했고, 결국 진짜 회의 시간을 잡으려면 일일이 전화로 물어봐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 군수업체 B사는 수주한 계약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 하루 생산량을 50단위로 끌어올려야 했다. 그런데 인력과 설비를 확충해도 어쩐 일인지 생산량은 이전과 같은 하루 35단위에 머물렀다. 왜 그랬을까. 사실 이 회사에서는 현 경영진에 불만을 품은, 그러면서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임원이 실제 권력을 쥐고 있었고, 그가 생산 속도를 제어하고 있었다.

비상식적이고 이해 불가한 일들이 당연하게 벌어지는 게 오늘날 수많은 조직, 기업의 현실이다. 신간 ‘고장 난 회사들’은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가 경험하고 연구한 조직의 비효율성과 만연한 부조리를 파헤치며 전 세계 기업의 다양한 ‘고장 사례’를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기업을 고장 나게 만드는 요인’을 6가지를 정리한다. △부정적인 고객 경험 △사내 정치 △기술 △회의 △넘쳐나는 규칙과 정책 △규칙에 대한 집착이 그것이다. 항목으로만 보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내용들이지만, 항목 별로 소개되는 전 세계 기업들의 실제 사례는 ‘헉’ 소리 날만큼 기가 찬다. 1MB 이상의 파일 전송을 금지하는 보안 규정, 밤 9~10시에 저녁 식사하는 나라에서 자정 이후 바(bar) 영업을 종료하는 글로벌 호텔 체인 등의 사례를 보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사내 정치’다. 군수업체 B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사내 정치는 은연중 널리 퍼져나가 구성원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관계와 생산성을 망가뜨린다. 저자는 복잡한 직급, 표리부동한 상사, 끼리끼리 조직 등을 사내 정치를 경고하는 신호로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조직에서 업무를 할 때 상식은 사각지대에 놓이고, 직원들은 내부 사안에 몰두한 나머지 그 행동이 외부인에겐 말도 안 되는 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며 ‘상식팀’을 만들어 이 같은 위험을 체계적으로 예방할 방법을 소개한다.

책의 부제는 ‘주가가 알려주지 않는 문제적 조직의 시그널’이다. 일 잘하는 직원을 바보로 만드는 기업 운영, 고객을 등 돌리게 하는 무공감 서비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한 혁신 아이디어 등에 대한 재기발랄한 문장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내가 속한 조직은?’이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게 된다. 1만 6,800원.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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