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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은커녕 취소 가능성까지"...술렁이는 도쿄올림픽 스폰서들

기존 마케팅 계획보다 축소 진행

성화봉송 행사도 차질

"비용 보전도 못하나" 우려

지난달 25일 일본 후쿠시마현 '제이(J) 빌리지'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식에서 일본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나데시코 재팬' 한 멤버가 성화봉에 불을 붙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 일정이 지연되면서 코카콜라를 비롯한 도쿄올림픽 스폰서들이 술렁이고 있다. 더구나 일본 정가에선 올림픽의 취소 또는 무관중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코카콜라는 도쿄올림픽 스폰서로서 일본 전격에서 진행되는 성화 봉송행사에서 올림픽 디자인 음료와 기념품을 무료로 관람객들에게 배포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7일 오사카부에서 열릴 예정이던 성화 봉송 행사가 중단됐다.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측은 시마네현 등 다른 곳에서도 릴레이 봉송이 취소될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올림픽 마케팅을 원래 계획보다 축소한 기업들도 있다. 맥주 브랜드로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아사히는 올림픽과 연관된 한정 상품을 내놨지만 당초 계획한 종류보다 적게 판매 중이다.

이에 더해 기업들은 기술을 알릴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며 노심초다. 과거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공식시계로 채택된 세이코는 최참단 전자시계 기술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일본 기업들은 로봇이나 영상 기술 등을 과시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 브랜드 로손은 생체인증이나 인공지능(AI)를 활용해 계산대가 없는 점포를 올림픽 개최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현재 감염 추세 때문에 이를 보류한 상태다.

오히려 일본 기업들은 비용 보전도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총수입 7,210억엔 가운데 일본 기업 스폰서로 거둔 수입은 3,700억엔이 넘는다.



기존에 기업들이 올림픽을 통해 기대했던 경제적 효과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도쿄올림픽은 해외관중 없이 치르기로 확정한 상태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경제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쿄올림픽의 준비기간을 포함한 국내총생산(GDP) 상승효과는 9조2,000억엔(약 94조4,076억원)으로 추산됐지만 해외 관중이 배제되면서 상승효과 중 1,700억엔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무관중 개최가 이뤄질 경우 1조4,000엑엔이 추가로 감소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 정가에서는 도쿄올림픽의 취소 또는 무관중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15일 일본의 민영 TBS CS방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더욱 확산할 경우의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도저히 무리라고 한다면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집권당의 실세이자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의 1등 공신인 니카이 간사장이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100일도 남지 않은 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이날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무관중으로 개최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노 담당상은 이날 TV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최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다"며 "무관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올림픽 관중 상한선을 최종 판단하는 시기는 5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중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등이 내놓을 관중 상한선 관련 기본방침을 잠정 결정으로 하고 "앞으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이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긴급사태 해제 후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제4파(4차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14일 하루 확진자는 4,312명으로 지난 1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4,000명대를 넘어섰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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